[뉴스분석] 창단 3년 만에 사라지는 인천남동구민축구단

못다 핀 젊은 피들, 갈길 잃었다
입력 2022-08-01 20:29 수정 2022-08-05 15:11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8-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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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 훈련을 하던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골대에 축구공만 남고 텅 비어있다. 2022.8.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대한축구협회가 운영하는 K4리그에 참가 중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이 창단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8월1일자 6면 보도=FC남동 '비운의 팀으로'… 창단 3년만에 사라진다).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한 FC남동이 구단 해체를 결정하면서 선수들은 이번 시즌 잔여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불투명한 데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시즌 도중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도 불가능해 이들에 대한 구제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20대가 주축인 젊은 선수들은 그동안 FC남동의 지원 아래 프로 입단 등의 꿈을 키워왔다.

구단, 보조금 끊겨 해체 결정
지자체 지원 조례 추진 안해
선수·사무국 임금 체불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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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2022.8.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년 창단한 FC남동이 3년 만에 해체를 결정한 계기는 재정난이었다. 남동구청이 지원해왔던 구단 보조금이 올해 들어 끊긴 게 크게 작용했다.

FC남동은 2019년 제정된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남동구청으로부터 매년 5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홈 경기장으로 쓰는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사용료도 100% 감면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FC남동 지원 조례의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로 끝나면서 올해부터는 보조금 등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FC남동의 연간 운영 예산은 11억원 수준이다. 이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남동구청의 보조금 지원이 끊기면서 선수들과 사무국 직원들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이 체불되는 등 FC남동에 부채가 생겼다.

남동구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FC남동 지원 조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조례안의 제·개정을 수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조례안은 번번이 남동구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동구의회는 과도한 재정 부담, 구단의 회계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FC남동 지원 조례를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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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 창단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텅 비어있는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2022.8.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FC남동 지원 조례 제정에 대한 논의는 현 민선 8기가 출범한 지난달부터 다시 본격화했다. 남동구는 FC남동의 자립과 운영 효율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을 조건으로 조례 제정안 상정을 검토했다. 남동구청이 지원하는 보조금 외에 구단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FC남동의 지난 2년간 운영 상황과 구단이 제출한 자구책 등을 검토한 남동구청은 조례 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규정상 리그도중 탈퇴 불가능
경기 몰수패 위기 이적도 막혀


FC남동이 구단 해체 결정을 내렸으나 대한축구협회의 K3·4리그 운영규정에 따르면 시즌 도중 리그 탈퇴는 불가능하다. FC남동은 올 시즌까지 마친 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리그 탈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FC남동이 재정난으로 선수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남은 경기를 소화하는 게 불투명하다.

FC남동이 리그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실격 처리돼 남은 경기에서 모두 몰수패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규정상 정해져 있는 이적기간도 끝나 FC남동 선수 30여명은 팀을 옮기지도 못할 형편이다.

FC남동 관계자는 1일 "휴식기인 리그가 재개하기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며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해 올 시즌만이라도 리그를 마칠 수 있도록 후원 등을 통한 재정 확보에 최대한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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