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민주당(?)'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사퇴를 촉발한 '술잔 투척 논란'이 일단락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책임론을 두고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세간의 시선이 싸늘하다.
특히 원 구성 협상 난항을 겪는 도의회의 한 달 넘는 장기 파행의 원인이 도정 책임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도의회 여당인 민주당의 '엇박자 당정관계'에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남종섭 대표와 언쟁중 '투척' 증언
김동연 지사 당정관계 안팎서 비판
여당 지도부 정치력에 의문 제기도
1일 김동연 지사와 11대 도의회가 임기 시작 한 달째를 맞았다. '78 대 78' 유례없는 여야 동수의 도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의장단 선출은 물론 원 구성도 하지 못했다는 '유일무이'한 오명을 쓰고 임기 한달을 보냈다.
도의회 공전의 표면적 요인은 교섭단체 대표단의 협상 교착이다. 그러나 도 집행부와 도의회 여당인 민주당 사이의 엇박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특히 김 전 부지사의 술잔 투척 논란이 집행부 격인 김 전 부지사와 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 간 갈등에서 촉발돼 이같은 원인 분석에 눈길이 더 쏠리고 있다.
사건 당일 김 전 부지사의 행위가 야당 대표인 곽미숙(고양6)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아니라, 여당인 남 대표와의 언쟁과정에서 나왔다는 게 비공개 만찬회동 당사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결국 도 집행부와 도의회 여당인 민주당 간 갈등이 술자리에서 터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같은 분위기는 사건 발생 후에 더 도드라졌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도의원들은 김 전 부지사의 행위를 도민의 대표로 선출된 민의기관인 '도의회를 경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과가 아닌 사퇴를 촉구해야 할 만큼 엄중하다며 민주당 주도로 김 전 부지사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사건 발생 후 줄곧 침묵하던 남 대표가 사건 이틀 뒤에야 사건에 대해 입을 열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사건 전부터 도의회 여야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의회 패싱' 등 태도를 문제 삼아온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지사가 직접 나와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조건부 제안에 미온적이었던 점 등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도 높게 비판하는 사이 민주당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도의회 여당 지도부의 정치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원 구성은 의회 교섭단체 본연의 업무인데, 협상 교착으로 인해 파행이 길어지는데, 도의회 여당이 자체적인 돌파구 모색보다 김 지사에게 매달리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 출신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1대 도의회 민주당은 임기 첫 한 달 동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 의회 여당으로서 같은 당 출신인 김 지사를 지켜주지도, 원 구성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지도 못한 꼴"이라며 "도민만 바라보고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다짐은 여야가 함께 외운 공염불인가"라고 반문했다.
/손성배·명종원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