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가 市 위탁받고 센터 운영
올해 26억6천만원 지원금 받는데
학회 세미나 광고비 100만원 요구
센터장 "의견만 물어…강요 아냐"
을지대학교가 성남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가 입주 기업들에게 후원금을 요구해 해당 기업이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이하 성남시니어센터) 입주 기업들에 따르면 센터장 A씨는 최근 입주기업에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학회 세미나에 광고 후원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낼 것을 요구했다.
분당 야탑동 소재 성남시니어센터는 제품·치매·생애 체험관, 리빙랩평가실, 국제공인시험인증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2012년부터 을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성남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10년간 시가 제공하는 건물 외에 200억원이 넘게 지원됐고 올해는 26억6천만원의 지원금이 편성돼 있다.
A 센터장은 을지대에서 파견된 교수로 2020년 7월부터 성남시니어센터를 맡아왔다.
입주기업은 모두 5개로 고령 대상 휠체어나 식품 등을 개발하는 시니어산업 및 사회적기업들이다. 시 방침에 따라 최소한의 실비만 내고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성남시니어센터는 스스로도 '공공 및 정부기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센터장과 관련된 학회에 후원금을 낼 것을 요구해 갑질 행위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후원금 요구를 거절했다는 입주기업 B 대표는 "센터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학회 세미나에 광고를 후원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 거기에다 광고를 할 합리적 이유도 없고 부담도 돼 에둘러 거절했다"고 밝혔다. A 센터장은 이후 B 대표에게 '무리'라는 표현을 써가며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후원금을 요구받은 또 다른 입주기업은 요구에 응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센터장은 이에 대해 "학회들이 새 제품을 전시하고 홍보해 주는 일을 많이 한다. 그런 의미로 입주기업들을 도와주는 관점에서 전시하면서 광고를 할래 말래 의견을 물어봤을 뿐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