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호(58) 제9대 군포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의회 운영 방향으로 '정당 구분 없는 합리적 협치 추구'를 내세웠다. 시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시민들을 위한 의회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입증하듯 이 의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폭우로 수해 피해를 겪은 시민들을 찾았다.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과 의회 차원에서 시민 지원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이 의장은 "의원들이 오는 9월 열릴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 대비, 자료 수집·검토를 준비해 왔지만 폭우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중단했다"며 "정책적 의정 활동도 중요하지만 위기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찾아가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 또한 의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이 의정 활동에서 내세운 원칙은 '대화와 협치를 통한 합리적 선택'이다. 이는 정당의 이익보다 시민, 시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을 무엇보다 우선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뜻한다.
이런 기조는 제9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동료 의원들의 공조로 실현됐다. 이 의장은 예측대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는데, 의외인 것은 부의장으로 국민의힘 의원이 선출된 것이다.
이 의장은 "'여소야대(국민의힘 3명, 더불어민주당 6명)' 의회 구도에 따른 정당 간 갈등, 의회와 시 집행부의 불협화음 우려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시민 중심 의정'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의회의 오랜 관행은 의장과 부의장을 같은 당에서 하지 않았다. 이는 우리 시만의 전통과 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인 협치 실천을 위해 일상적 토론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시 집행부에 대해선 "의원 간 협치를 존중해 주고, 시민을 위해 의회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적 토론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 유지
노후 공단 정비·옛 유한양행 부지 개발 협조
대야미지구 공공시설 부지·주차장 확보 최선
이 의장은 민선 8기 시 집행부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최근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임시회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해 현재까지 집행부가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해야 한다"면서 "시민의 뜻을 받들어 의회와의 협치를 필수 과제로 삼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새 집행부가 최우선 과제로 도시개발을 내세운 것과 관련, 원론적으로 동의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정부에 촉구하고 산본신도시의 새로운 주거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기존 도심의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최대한 지원해 도시 균형발전과 기존 도심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후 공업단지 정비 및 옛 유한양행 부지 개발의 원활한 추진에 협조하고 하반기에 본격화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대야미 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과 관련해 공공시설 부지와 단독주택 및 다가구 지역의 주차장 시설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끝으로 "시민들께서 오만하지 말고 협치하라는 뜻으로 여소야대 형국을 만들어주셨다"면서 "시민을 중심에 두면 정당 구분은 의미가 없다. 합리적 선택으로 시민에게 가장 좋은 정책이 수립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의회가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군포/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