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가 출연기관과 보조금 지원 단체를 상대로 벌인 감사에서 규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22일 연수구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연수문화재단,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연수구체육회 등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여 정규직 채용 비위가 의심되는 1건을 수사 의뢰하는 등 총 58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연수문화재단은 지난해 3월 정규직 7급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필기시험 문제를 내부 직원이 출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제자 함께 근무 기간제 직원 합격

재단 "보안 완벽… 의혹 사실 아냐"
시설공단 간부 특정 후보 지지하기도


연수문화재단 직원 채용에 관한 규칙에는 보안 유지를 위해 외부 기관에 위탁하거나 외부 위원을 별도로 위촉해 필기시험 문제를 출제토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연수구는 필기시험 문제를 낸 직원과 함께 근무해온 기간제 직원이 합격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규직 3명을 뽑은 당시 채용에는 114명이 몰려 3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연수구는 필기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인천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해당 직원에 대해 중징계 처분할 것을 연수문화재단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연수문화재단 관계자는 "내부 직원이 출제했어도 (필기시험 문제에 대한) 보안을 완벽히 유지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필기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한 간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지인 10여명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에서 연수구체육회장은 연수구 이외 지역에서 총 33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이 먹을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가족이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매장에서 구매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 연수구체육회는 19명의 임원이 회비 약 2천400만원을 내지 않았음에도 별도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

연수구 감사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출연기관과 보조금 지원 단체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건실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