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1천370여명 직원들의 급여 데이터베이스에 누군가 몰래 접속해 1년 넘게 월급 명세서를 열람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 남동구 구월동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병원 노조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급여 데이터베이스 접속과 관련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앞서 길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 8월까지 급여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원 1천370여명의 급여 내역이 누군가에 의해 열람된 정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길병원 급여 데이터베이스는 직원 각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접속하면 자신의 월급 명세서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최근 길병원 급여 데이터베이스의 로그인 기록을 조사한 뒤,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가 노조 사무실로 드러나자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것은 직원 급여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라며 "환자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베이스는 분리돼 관리되고 있어 환자들의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급여 내역이 열람된 것은 맞지만, 열람한 이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했고 노조 관계자 개입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길병원 노조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