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 '불법 옥외광고물'] 걷다가 날벼락… 머리위 무법간판

입력 2022-09-05 20:35 수정 2022-09-06 15:15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9-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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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 대다수가 강풍에 취약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어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용인시내 한 상가밀집지역에 옥외 간판들이 우후죽순 설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2022.9.5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강풍에 취약한 불법·무허가 옥외광고물이 판치면서 태풍 등 재난상황에서 인재(人災)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안전관리를 담당해야 할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알면서도 조치 없이 방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미 올해 초 도내 옥외광고물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경고했지만, 기관들은 관련 실태조사나 후속조치 없이 연말까지 대책을 미루고 있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반도를 직격할 11호 태풍 힌남노가 50m/s 내외의 강풍과 최대 400㎜의 강수량을 동반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옥외광고물 사고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이란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0년에도 태풍으로 인한 옥외광고물 사고가 전국에서 310건이 접수되는 등 피해가 컸던 터라 이와 관련한 안전사고의 걱정도 높다.

감사원이 지난 1월 공개한 '옥외광고물 안전관리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내 조사된 허가신고대상 옥외광고물 28만4천571개 중 무려 96%인 27만개가 무허가·미신고 상태거나 신고는 했지만 위반되게 설치한 채 운영할 정도로 관리가 미흡했다.

감사를 위해 지난해 감사원이 지자체에 현황을 요청했을 당시 부천시, 수원시, 안양시 등 5개 시·군만 전수조사 실적을 제출했을 정도로 실태 파악도 소홀한 상태다.

경기도 신고대상 28만개… 96% 무허가·관리 미흡
바람에 추락 우려에도 정부·지자체들 '대책 부재'
道 5년간 사고 1790건… 감사원 "기준 마련" 경고

옥외광고물은 건물 밖에 설치된 간판, 현수막, 스크린 등의 광고물로 고층에 매달린 돌출간판과 옥상간판 등은 추락 위험이 커 종류와 크기에 따라 지자체에 허가, 신고를 받고 설치해야 한다.

실제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옥외광고물 추락·전도 사고가 1천790건으로, 인명·재산피해가 심각하다. 그중 74%는 강풍주의보(순간풍속 20m/s) 수준보다 약한 바람에서 발생할 정도로 옥외광고물은 강풍에 취약하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감사원은 옥외광고물이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실태조사와 안전 기준 마련 등의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책을 요구한 지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조치에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불법 옥외광고물 일제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오랫동안 방치된 안전과 사고 위험성에 비해 대처가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힌남노 태풍에 대비해서 각 지자체에는 안전점검 등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초 감사 후 행안부에서 불법 옥외광고물을 양성화하는 계획, 대책 등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온 바 있어 연말에는 관련 조치나 안전점검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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