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MZ세대' 젊은 교사들은 과거보다 친근하고 편한 방식으로 학생을 지도하며 위압적인 교실 문화에서 벗어나 '탈귄위 교육'을 실현하기도 하지만 무례한 학생들의 교권 침해 행위에 취약해 제도적 대책이 요구된다.
7일 만난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26)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댓글로 직접 소통한다. 방학에는 학생들과 일정을 맞춰 복합문화센터에서 여가를 즐기기도 했다. 도내 한 중학교의 스무 명 남짓 학급 담임교사 B씨(27)는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나 유행어를 꿰고 있어 교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생님 중 한 명이다.
이처럼 사제 관계는 과거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학생 수는 매해 감소하는 반면 젊은 교사들의 수는 늘어나 접점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학생 수는 2017년에 비해 2020년 7만1천507명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만 25~30세 교원 수는 1천175명 증가했다. 이에 도내 일부 신규 학교에서는 초임 교사들이 학급 대부분의 담임을 맡기도 한다.
학생 수 매해 감소하는 반면 젊은 교사 늘어
일부 신규 학교서는 초임 교사들 담임 맡아
위압적인 교실 문화 벗어나 '탈권위 교육'
무례한 학생에 교권 침해 행위 취약하기도
일부 신규 학교서는 초임 교사들 담임 맡아
위압적인 교실 문화 벗어나 '탈권위 교육'
무례한 학생에 교권 침해 행위 취약하기도
아이들과 한층 편하게 지내는 이들은 생활지도를 할 때도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소통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A씨는 "학생들의 행동이 왜 문제인지 차근히 설명해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B씨도 다른 교사들에게 반항적이던 학생이 자신에게는 속내를 털어놔 힘들었던 가정사 문제를 상담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례한 학생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교권 침해를 호소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21년 도내 초임 교사(1~3년차) 3천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셋 중 한 명(34.9%)은 전직을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고민 이유는 '교사 인권 경시(31.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최근 한 남학생이 수업 중 교단에 누워 젊은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영상을 SNS에 올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스스럼 없이 친하게 지내서 그랬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도내 초임 교사 C씨(30)는 교권 침해 논란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면서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다가도 돌발적으로 선을 넘을 때 경험이 부족해 어떻게 대처해도 당황하고 후회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교내 교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고 험악해지면서 지도 경험이 충분하지 못한 초임교사들은 매우 큰 충격을 받고 장기적으로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학교급별, 직위별로 충분한 연수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