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9일이면 꼭 180일 앞으로 다가온다. 재선, 3선 등에 도전하는 현직 조합장들은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는 21일부터는 조합장 선거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가 제한되는 점도 조합장들의 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모양새다.
코로나로 못했던 대면활동 활발
소통기회 활용… 제주도행 많아
지난 2019년 제2회 동시 조합장 선거로 당선된 조합장들은 코로나19 사태로 2년간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등도 사실상 진행하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코로나19가 완화된 올해, 조합마다 워크숍 '붐'이 일었던 이유다.
아직 해외에는 제약이 있는 만큼 제주도로 향한 조합들이 적지 않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수요가 제주도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각 조합들이 이곳으로 몰리자 항공권과 차량, 숙소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제주도의 대형버스며, 숙소 어디든 전국지역 농·축·수협 조합원들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거의 대면행사를 하지 못한 조합장들로선 모처럼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저마다 워크숍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호우지역 복구 일손… 지원금도
출산·생일 조합원에 현금·선물
분뇨처리시설 등 성과 알리기도
틈틈이 세심한 활동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조합장들도 눈에 띈다.
수해복구가 대표적이다.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은 수해를 입은 조합원 40여가구에 2천만원 지원을 결정했다. 최근 수원농협이 상호금융대출금 2조원 달성탑을 수상하고, 올해 상반기 농협중앙회의 도시농축협 역할지수+ 평가결과 해당 그룹에서 1위를 차지한 점 등도 적극 알리고 있다.
문태철 초월농협 조합장 역시 지난달 광주지역에 호우피해가 컸던 가운데 봉사단 30여명을 수해농가에 급파해 복구작업을 도왔다. 문 조합장은 지난해부터 자녀를 출산한 조합원에 100만원씩을 지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임철진 연천농협 조합장은 취임 후 생일을 맞은 조합원에 미역과 쌀로 구성된 '생일 꾸러미'를 증정, 호응을 얻어왔다. 매주마다 생일을 맞은 조합원들에게 빼놓지 않고 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위한 수익 환원 차원에서 함병은 북시흥농협 조합장은 신규 가입한 조합원이나 거래를 지속해온 다수의 조합원들에게 시흥시 대표 브랜드 쌀인 '햇토미'를 다량 증정했다. 조합원들은 품질 좋은 햇토미를 맛보고, 조합에선 지역 쌀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함 조합장은 햇토미를 시흥시인재양성재단에 기탁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박수헌 광주농협 조합장 역시 조합원들을 비롯 관내 보훈가족들에게 10㎏ 쌀 120포대를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 하천환경개선을 위해 '하천의 청소부'로 불리는 다슬기를 방류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장주익 수원축협 조합장은 하나로마트 곡반정점을 개점하고 본점을 해당 건물로 이전시키는 등 1년 만에 마트 운영을 안정화시킨 것은 물론 조합원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조성을 확정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잇따라 낸 점을 앞세우고 있다.
조합장들은 내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성과를 적극 앞세워 표심잡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