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용실에서 파마를 할 때 1회용 파마지(엔드페이퍼)를 머리카락 끝에 대고 돌돌 말아올린다. 쓰고 버리면 끝이라 편하다. 간편하지만 파마약이 묻은 1회용 파마지는 바로 '폐기물'이 된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는 셈이다.
관행대로 일하면 편하다. 하지만 세상은 관행을 깰 때 바뀐다. 십수년간 미용사로 일해 온 뷰티에이아 염승선 대표도 미용현장의 관행을 깨는 데서 출발한다.
염 대표는 '가성비'로 포장된 간편함을 벗어나 고객과 미용사의 건강,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염 대표는 "파마를 할 때 전처리, 후처리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계속 나온다. 이 때문에 파마시간도 길어지고 미용종사자의 피부질환 등 위생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경험에서 출발한 고민을 결과로 만드는 데 자그마치 4년이 걸렸다.

염 대표는 완전히 녹아서 사라지는, 이른바 생분해가 가능한 가식성 필름으로 파마지를 제작했다. 그가 개발한 가식성 필름 파마지는 1회용 파마지의 역할을 하면서도 파마 전후 거쳐야 하는 영양제까지 함께 함유된 제품이다. 이렇게 되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파마 시술시간은 줄어들고 폐기물 배출도 대폭 줄여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누구도 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우선 생분해가 가능한 재질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
염 대표는 "앰플 형식의 필름지를 찾았는데, 이번엔 두께가 문제였다. 영양이 머리카락에 녹아 들어가는 시간을 확보하려면 속도가 늦어야 하고 두께로 조절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하기도 했다"고 개발 당시를 설명했다.
여기에 고객뿐 아니라 미용사의 피부 자극을 막기 위해 항균성 성분을 함유했고 함유했고 웨이브 형성도 유지 및 모발 개선 효과를 위해 여러가지 성분을 사용해 전에 없던 파마지를 개발했다.
가식성 필름 제작 영양제까지 함유
폐기물 대폭 줄여 환경 보호
개발과정에서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 김영호 한경대학교 교수의 도움이 컸다.
염 대표는 "기술닥터의 도움을 받아 가식성 필름으로 영양 파마지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필름을 제작하는 기계를 한번 돌리려면 무척 큰 비용을 써야 하는데, 기술닥터 실험실에 가서 필름을 만들며 개발할 수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실패로만 끝나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도움을 받아 끝까지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염 대표는 특허등록만 10여개가 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여성창업경진대회 입상 등 유수 창업 및 발명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미용업에,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는 일이 어려웠다.

염 대표는 "미용에 대한 편견들이 있지만 나는 '미용업 발명가'로 활동하고 있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게 제일의 모토다. 외국에서 주최하는 박람회 등에 가면 굉장히 호응이 높다"며 "(반면 국내에선) 창업, 개발관련 기관들의 지원을 받는 일이 어려웠다. 기술닥터를 지원할 때도 만약 된다면 동종업계의 발전을 위해 제품을 기부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시제품을 개발한 후 원하는 미용사들에게 기부했다.
그럼에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생분해되는 영양 파마지를 발전시켜 마스크팩 기능을 갖춘 페이스타올, 클린징 기능이 가능한 코팩 등 복합적이면서 환경에 유익하고 건강한 제품으로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염 대표는 "탈모, 피부트러블 등이 사실 유해성분으로 인한 것이 많다. 계면활성제가 없는 샴푸, 천연오일로만 생분해해 클렌징할 수 있는 제품 등 건강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 경기테크노파크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