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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인천콘서트챔버의 '인천근대양악열전' 공연 현장. 2022.9.17 /인천콘서트챔버 제공

지난 17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공연 '인천근대양악열전(仁川近代洋樂列傳)'을 감상했다.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 근대음악의 중요한 발원지 중 한 곳인 인천이 지닌 한국 근대음악사의 관점에서 역사·문화적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것도 어렵거나 딱딱한 설명이 아닌 아주 친절한 안내와 함께한 즐겁고 감동적인 여정이었다.

공연에 나선 인천콘서트챔버와 이승묵 인천콘서트챔버 대표는 시간순으로 1882년부터 1950년대까지의 음악을 연주하며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미수호통상조약때 美군가 '양키두들' 등
주요 발원지로 역사·문화적 의미 '재조명'
'인천학도의용대가' 발굴·복원 음반도 예정


이날 연주된 곡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관례상 제물포에 연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군가인 '양키두들', 또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을 하고 2년 뒤에 풍금을 가지고 입국한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가 부르고 보급한 찬송가의 대표적인 곡 'Praise God from whom', 독립신문에 기록돼 가사만 전해지고 있는 제물포 출신 전경택 작사의 '제물포 애국가', 1902년 대한제국 황실이 직접 작곡을 의뢰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국가인 프란츠 에케르트 곡의 '대한제국 애국가' 등이다.

우리나라의 이민역사와 관련된 곡도 소개됐다. 하와이 이민 초기 현지에서 조직된 자치조직 '대한인민국회'의 탄생을 경축한 노래인 '경축가'와 1914년 하와이에서 결성된 항일무력투쟁에 대비한 군사조직 '대조선국민군단'의 군가인 '국민군가'도 연주됐다.

1899년 개통된 한국 최초의 경인철도를 기념하는 노래인 '경인철도가'도 흥미로웠고, 일본 대중가요 엔카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가마사오의 '아리랑의 노래'도 인상깊었다. 고가마사오는 어릴 적 제물포에서 들은 조선의 민요와 노동요가 자신의 음악적 정서에 영향을 끼쳤다고 소개하는 작곡가다.

인천 용동 권번 출신 예인 이화자가 1936년 취입한 '월미도'를 복원한 연주곡과 이화자의 자서곡 '어머님 전상백'을 노래로 감상했고, 인천의 문명호라는 어린 학생의 시에 동요 작곡가 권길상씨가 곡을 붙인 인천의 동요 '바다'도 객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공연 제목 '인천근대양악열전'은 인천콘서트챔버가 발매한 음반 제목이기도 하다. 인천콘서트챔버는 이 이름으로 공연을 가질 때마다 앨범에 소개된 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롭게 발굴해 복원한 곡을 한 두 곡씩 소개한다. 이날도 그들이 발굴·복원한 '인천학도의용대'가 등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인천학도의용대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 학생들이 1950년 12월 18일 축현국민학교 운동장에 모여 출정식을 갖고 해병대 5·6기가 되어 한국전쟁에 참여한 이들의 노래다. 이 학생들은 도솔산 전투 등에 참여했다. 참전 학교 출신 후배 학생들이 모여 녹음 작업에 참여해 조만간 음반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승묵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우리 인천에 이런 음악이 있었구나 하는 것들을 계속 배워가면서 동시에 또 새로운 곡이 나왔음을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면서 "많은 분이 함께 경청해주고 기억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