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에 예비타당성 통과 여부가 발표될 예정인 '지하철 8호선 판교연장' 사업이 당초보다 노선 길이를 줄이고 성남시청역도 제외했지만 경제성이 여전히 낮게 나타나 비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기획재정부 주관의 2차 점검회의 연기를 요청한 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정책성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태년(성남수정)·김병욱(성남분당을)·윤영찬(성남중원)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재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고 모두 11만8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청원서가 정부 기관에 제출되는 등 '8호선 판교연장' 성사를 위한 막판 민·관·정 총력전이 전개되고 있다.
성남시, 2차 점검 회의 연기 요청
1차 회의 후 성남시청역 제외 등 제시
경제성 여전히 낮아·0.8에도 못 미쳐
■ 2차 점검회의·최종 결정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는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됐다. 기재부 주관으로 국토부·KDI·성남시 등이 참석한 1차 점검회의는 지난 1월 열렸고, 2차 점검회의는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성남시의 요청으로 다음달 중순께로 연기됐고, 기재부는 오는 11월에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에서 종합평가를 한 뒤 12월 중에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예타 통과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성남시는 앞서 1차 점검회의에서 경제성(비용대비 편익, B/C)이 1에 훨씬 못 미치자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업계획을 변경(5월3일자 9면 보도=8호선 판교연장 경제성 높이기 역사 2개로… 2차 점검회의 주목)해 기존 3개역 중 성남시청역을 제외하고 테크노파크역(삼평동 봇들사거리 인근)·판교역(지상) 2개만 신설하는 것으로 했다. 또 판교역 차량 회차 구간을 없애 연장 구간을 3.86㎞에서 3.78㎞로 단축하는 등 당초 총사업비 4천239억원 중 264억원을 줄였다. 또 현대중공업그룹 통합 R&D센터 등 '편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 제시에도 B/C값이 0.8에도 못 미치자 지난 6일 2차 점검회의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는 이후 판교제2테크노밸리 산업단지계획 변경 승인·성호시장 등의 개발계획을 추가로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고 KDI는 경제성 재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성남시는 예타 총점에 최대 40%까지 반영되는 정책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처럼 경제성은 1에 못 미쳐도 정책성에서 가산점을 받아 사업이 성사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책성은 오는 11월 열리는 분과위원회부터 다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성 추가·정책성 평가 대책 부심
시민 11만8천여명 청원서 제출
민주당 국회의원들 기재부 측과 회의
■ 민관정 총력전
신상진 시장은 지난 7월2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을 국회에서 만나 8호선 판교 연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도 함께했다.
성남시민 11만8천186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연합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청원 서명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성남시는 청원서를 지난 23일 기재부, 국토부, KDI에 제출했다.
성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김태년·김병욱·윤영찬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재부 관계자들과 경제성·정책성을 높이기 위한 회의를 갖고 제1판교테크노밸리 연매출 100조·특급호텔 신축 등 대규모 추가개발계획 등이 경제성 평가에 잘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KDI의 재분석에 제대로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8호선 판교 연장'은 원도심(수정·중원구)과 분당의 연결을 통한 두 지역의 통합 등 정서적·사회적 효과와 추후 판교~광주 오포(서현로) 교통대책인 '8호선 추가 연장'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도 주문했다.
의원실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2차 점검회의가 또 연기되는 상황이 되면 일정상 예타는 올해를 넘기게 되고 그러면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BC값을 최대한 높이면서 정책성 심사에 만전을 기해 시민들의 숙원이 이번에 성사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