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지사 임기는 4년이다. 취임 100일, 지금을 마라톤에 비유하면 출발선을 떠나 페이스 조절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할 때다.
하지만 지난 100일을 돌아볼 때 도정 운영과 정책 추진 등에 있어 아직 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는 김동연표 정책이라고 할 만한 '시그니처'가 잘 보이지 않고, 지향하는 목표를 향해 정책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는 느낌도 뚜렷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너무 신중해서 속도가 늦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를 예고하는 신호들이 동시다발로 경고음을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거는 기대와 무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 신호에 남다른 기대 불구
미래 밑그림·팀 구성도 '지지부진'
김 지사 역시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나를) 경제전문가로,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만들며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전문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제 위기 극복은 기본이다. 기본을 뛰어넘어 도는 미래대비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어 도민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경기도 미래의 밑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스타트업 천국도, 사회적 가치와 ESG 경영 등을 추구하는 기업 생태계 구축 등 그만의 경제공약들은 인수위 백서에만 담긴 채 이렇다 할 진행방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함께 경기도를 이끌어갈 팀 구성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경기남부국제공항 조성 등은 김 지사가 약속한 대표 공약이다. 이들 사업은 지역의 뜨거운 감자면서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라는 특성을 지녔는데, 공항의 경우 경기도공론화위원회 첫 의제로 선정했지만 발을 내딛기도 전에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했다.
북부자치도는 지방선거 당시 올해 안에 여론조사 등 도민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경제 사안에 가려져 주요 의제에서 조금 밀려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려도 있다. "두 가지 문제 모두 오래된 숙제이면서 누구도 쉽게 풀지 못했던, 아주 복잡한 문제"라며 "이들 사업이 임기 내 일정 부분 빛을 발하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뛰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우려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4년은 짧고, 경기도는 넓고 복잡하다. 김 지사가 서둘러 페이스 조절을 끝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정 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