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본 '김동연의 경기도' 100일은·(下)] 도정자문회의·레드팀 '신선'… 원톱 구조, 위기대응에 취약

입력 2022-10-10 20:51 수정 2022-10-10 22:07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0-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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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파주 해마루촌 주민들과 온라인 화상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지난 100일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4년 공직경력을 통해 얻은 그만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정권마다 추구하는 큰 목표가 설정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설계·수행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겪어 온 그였기에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외부 전문가와 공무원이 도정을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만드는 도정자문회의나, 내부 공무원들의 쓴소리를 통해 조직적·정책적 성찰이 가능하도록 한 레드팀 등 그의 머리에서 탄생한 다양한 아이디어는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여야정협의체' 3개월여 지지부진
정무라인 새진용에도 '늘공' 부담감
함께 뛸 페이스메이커 반드시 필요


김 지사가 내놓은 새로운 제도가 신선하지만, 한편으론 우려도 나온다. 도정자문위원회와 같은 제도는 이미 유사한 시도를 했음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고, 취임 초기 김 지사가 제안한 '여야정협의체'는 3개월 넘게 구성이 되지 못해 오히려 도의회 국민의힘에 공격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도 있다.

특히 신선한 제도와 김동연식 경기도정 및 정책을 추진하려면 이를 강력하게 추동해나갈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는데 김동연 지사 만의 '원 톱' 구조이다 보니, 위기 대응에 취약점을 보인다.

정책수석과 기회경기수석 등 김동연의 뜻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정무라인이 새롭게 진용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눈에 띌만한 활약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실력을 발휘해야 할 경기도의회 등과의 협치 자리는 여전히 '늘공'(직업 공무원) 들이 부담을 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김 지사의 공약을 추진하는데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인수위 백서에 기재된 정책과제의 추진방향 등을 취재했을 때 "추진이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장기과제로 다시 분류할 것"이란 답변이 종종 들리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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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초청받은 경기도민 15명과 수원화성 둘레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김 지사가 추진하려는 정책 중에는 장기적으로 전략을 짜고 추진해야 하는 과제들도 있지만, 임기 내 일정 부분 성과를 보여야 하는 과제들도 많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일각에선 "지금부터 부지런히 달려도 시간이 부족한데, 김 지사 외에 주변에서 이를 강하게 끌고 가려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우려가 크다.

김 지사는 인수위백서를 전달받으며 '도민에게 진 부채명세서, 상환계획서'라고 표현했다.

김 지사 만큼의 무거운 책임감은 아니더라도, 함께 뛸 페이스메이커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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