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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임한 박희성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에서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의정부시와 시민이 가지고 있는 문화 잠재력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시민들이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민 스스로가 문화도시의 주인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그것이 의정부문화재단의 소명이자, 제가 이 자리에 온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박희성 신임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취임 일성이다. KBS N 대표이사, KBS교향악단 사장,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부사장, (사)한국음악예술 이사, 동의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하며 언론문화예술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9월 16일 제6대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법정 예비문화도시 선정, 예술의전당 리모델링 공사, 블랙뮤직페스티벌(BMF) 등 크고 작은 현안을 맞닥뜨린 박 대표이사는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토대로 재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정 예비문화도시' 도전 성과
5년간 최대 100억 정부 지원금
"선정시 북부도민 전체가 향유"
"대부분의 도시는 각자가 가진 대표 이미지가 있습니다. 여수 하면 밤바다가 생각나듯이요. 의정부는 그동안 군사도시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규모나 재정자립도 면에서 어려운 상황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히 문화에 있어선 매우 역동적이고 커다란 잠재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참여 사업에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우리 동네를 바꾸려는 실험에 모두가 힘을 모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의정부의 시민문화는 계속 커가고 있으며, 점점 성숙해지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의정부문화재단을 이끄는 자리에 취임하게 된 것은 영광으로,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박 대표이사는 법정 문화도시 선정이 의정부 문화 발전에 있어 하나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제4차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의정부시는 올해 본 도시 지정에 도전한 상태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정부로부터 5년 동안 최대 10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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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임한 박희성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에서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의정부시는 '시민을 기억하는 도시, 미래를 준비하는 시민'이라는 비전으로 문화도시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 경기 북부 최초로 문화 예비도시로 지정됐죠. 접경지역이자 군사주둔지역으로 여러 불이익을 받아온 경기 북부에서 의정부시의 문화도시 지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의정부가 받는 문화적 지원은 의정부 만의 것이 아니라 경기 북부 전체가 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심사단이 의정부를 방문해 현장실사를 하고, 12월 초 법정 문화도시 선정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문화도시로 선정되면 시를 문화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다른 예비도시에 비해 다양한 활동과 사업을 추진해 온 만큼, 본 도시 선정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역문화 핵심 키워드 '참여'
시민 자각으로 행동 가능해야
재단은 동기 제공·판 만들 것
박 대표이사는 문화재단을 이끄는 데 있어 두 가지 지향점을 제시했다. 하나는 잠재된 문화 역량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엔 정치와 경제가 도시의 위상을 결정했다면 앞으론 문화가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 문화의 핵심 키워드는 '참여'가 될 것입니다. 시민이 하나의 주체로 참여하고 스스로 만들어 누리는 것을 지향합니다. 시민 각자가 가진 문화적 욕구를 자각하고 행동으로 이끌 수 있도록 재단은 계속 동기를 제공하고 판을 만들 것입니다. 한편으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과 전시를 마련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시민이 문화 예술적 갈증을 풀 수 있는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이번 리모델링 공사를 계기로 예술의 전당은 일년 내내 볼거리 즐길거리가 끊이지 않는 문화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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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임한 박희성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에서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티켓이 매년 200만장 팔린다는데, 의정부도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의정부문화재단이 가진 보석 같은 프로그램으로 '의정부 음악극 축제'와 '블랙뮤직페스티벌(BMF)'를 꼽고, 두 축제를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버금가는 지역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음악극 축제와 BMF처럼 오직 의정부에만 있는 특성화된 프로그램들을 국가대표급 문화 축제로 육성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입니다. 영국 에든버러의 경우 인구가 의정부시와 비슷한데, 축제기간 전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개최 20년 역사의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경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볼 생각입니다. 미군부대가 주둔했던 의정부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서, 고유한 음악 장르를 특화시킨 BMF도 매우 특별한 그 가치를 대한민국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박 대표이사는 끝으로 시민에게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그동안 도시 문화활동에서 시민은 단순한 관람객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재단은 시민의 문화 욕구와 능력을 자극하고 키우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재단은 문화의 작은 불씨 역할을 하고, 이를 들불로 확산시키는 것은 지역 예술가나 활동가와 같은 시민의 몫입니다. 시민이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면 개개인의 삶이 향상되고 의정부만의 문화가 발전하고,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론 도시의 성장동력이 되고, 문화적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