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워진 인천의 한 김치공장 건물이 문을 닫은 지 2년이 넘었지만(2020년 1월31일자 7면 보도=괭이부리마을 주민 삶터… 경영난에 '문닫는 김치공장 (주)해맑은김치'), 여전히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의 '(주)해맑은김치' 공장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김치를 만들 때 썼던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고무대야에는 빗물이 가득 고인 채 공장 근처에 방치돼 있었다.
사회적 기업 경영 악화에 문 닫아
편의시설 등 국비 지원 공모 탈락
사회적 기업인 (주)해맑은김치의 생산공장으로 쓰이던 이곳은 지난 2020년 1월 말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374.2㎡ 면적의 이 건물은 2012년 인천시와 동구, 두산인프라코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협약을 체결해 지은 것이다.
만석동 주민들이 주주로 참여한 해맑은김치는 지역의 큰 관심을 끌며 2014년 12월께 문을 열었지만 경영악화로 5년 만에 가동을 멈췄다.
이후 동구는 빈 공장을 주민들의 공간 등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건물 활용방안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국토교통부의 국비 지원 공모에 참여해 공장 건물을 헐고 주민 편의시설이나 체육시설 등을 새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공모에 탈락했다. 동구는 지금까지 건물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동구, 아직 마땅한 방법 마련 못해
주민들도 공간 방치에 아쉬움 토로
동구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외부 활동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텅 빈 건물이 방치돼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강식 만석동 주민자치회장은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루라도 빨리 건물이 주민 공간으로 바뀌었으면 한다"며 "최근 주민회의에서 방치된 건물을 어린이 복지공간, 체육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이달 초 구청에 전했다"고 했다.
최종석 화수정원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도 "협동조합에서 폐자전거를 업사이클링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 해당 건물을 쓰고 싶다고 올해 4월께 구의원 등에게 건의했다"며 "그러나 이렇다 할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동구 재무과 관계자는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각 부서, 구의회, 주민 등과 협력해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로 건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