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차량을 거리에서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한국지엠 내수시장 점유율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다. 출범 첫해인 2002년 이후 꾸준히 10% 안팎을 기록했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6년 11.3%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 추세다. 올 9월 현재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9%까지 떨어져 있다.

연간 100만대에 육박하던 생산량도 2017년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알페온, 캡티바, 아베오, 말리부, 스파크 등 국내에서 생산되던 차량이 해외 생산으로 전환되거나 단종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제 남은 건 트레일 블레이저와 트랙스 2종뿐이다. 올해 생산량은 20만대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효율성 확보를 위해 한국 생산 배정 차종을 줄이고 해외 출시 차종을 우리나라에 판매하려던 GM 본사의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걱정되는 건 앞으로다. 한국지엠은 2025년까지 국내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놨다.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였다. 이들 전기차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 없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 내연기관 차량이다. 내년부터 연간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게 한국지엠 계획이다. 이들 차량 생산을 위해 한국지엠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체제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차가 시장 주류로 부상하는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다. 한국지엠 스스로 밝힌 'GM의 미래는 전동화'라는 입장과도 배치된다. 함께 언급한 '한국이 전기차 생산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말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당장 다음 달 조업 중단을 앞둔 부평 2공장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전기차 생산을 요구하는 지역사회 목소리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인천 부평에 본사를 둔 한국지엠의 출범은 2002년이지만, 새나라자동차, 신진자동차를 거쳐 대우자동차 등으로 이어지며 지역사회와 함께 한 건 60년에 달한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다. 한국지엠에 어려움이 있을 때 지역사회가 나서 함께 극복하려던 배경이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여전히 지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임이 분명하다. 앞날을 걱정하는 지역사회 우려를 성년이 된 한국지엠은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지역사회가 한국지엠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