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한 약국에서 판매 중인 타이레놀. 2022.10.25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감기약이 품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품귀 원인 중 하나로 공급감소를 꼽았는데,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기처럼 구매제한을 두는 약국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절기 겹치며 재고 빠르게 소진
처방조제 전문의약품 수급 문제도
25일 찾은 수원시내의 한 약국.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이 있냐고 묻자 "재고가 아예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달까지는 찾는 이가 적었지만, 환절기인 10월 들어선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다는 설명이다. 이곳 약사 A씨는 "(재고가) 부족하다 보니 1인당 1~2개씩만 주고, 다음에 또 오라고 말씀드리는데 지금은 제품이 아예 없다"고 덧붙였다.
인근 B약국도 재고 문제로 1인당 3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약국 관계자는 "타이레놀은 사재기하려는 이들이 많아 현재까지 계속 구매제한을 두고 있다"며 "지금도 재고가 많진 않다"고 말했다.
수원시내 대다수 약국들은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약제 재고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원인 중 하나로 공급부족을 꼽았다. 앞서 한국얀센은 지난 3월 화성 향남공장을 철수했는데, 이곳에선 타이레놀 등을 생산해왔다. 이후 국내에서 소비하는 타이레놀은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C약국의 약사는 "타이레놀 같은 약은 공급이 풀렸다가 안 풀리기를 반복 중"이라며 "약을 주문하려고 하면 '물량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 물량이 들어오면 전화도 하지말고 바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D약국도 "감기 유행이 예상돼 미리 예약을 걸어놓는 약사들도 많다. 생산되는 족족 받으려면 이 방법뿐"이라고 귀띔했다.
약사들은 타이레놀 등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전문의 처방 후 조제되는 전문의약품 일부 품목도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E약국 약사는 "전문의약품은 물량 공급이 더 안 되고 있다"며 "(감기 관련) 처방은 계속 나오는데, 재고가 부족하다. 대체할 다른 약도 없어 조제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 속 감기약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 제약사들은 정부에 감기약 약제 가격 인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트윈데믹으로 감기약 품절 대란이 예상되면서 증산 조건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도 약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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