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도 외면받는 경기도 청약시장, 의왕·안양도 시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시장도 찬바람이 감돌고 있다. 의왕과 안양 등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꾸준했던 경기도내 지역마저도 무순위 청약에서 대다수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5일 진행한 '인덕원 자이 SK뷰' 508가구 무순위 청약에 단 6명만 접수했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총 11개 타입의 공급이 이뤄졌는데 49B, 59A·B, 74B·C, 99A·B 타입은 신청 자체가 없었다. 소형과 중대형 모두 외면받은 셈이다.

508가구 무순위청약에 6명 접수 등
시세대비 높은 분양가 원인 추정

해당 단지는 의왕 내손다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29층, 20개 동, 2천633가구 규모다. 이중 899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으로 배정됐고, 일반분양분 절반 이상이 무순위 청약으로 등장했다. 의왕시에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상 무주택자(세대원 포함)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지만, 물량의 98% 이상이 남아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달의 원인으로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를 지목한다. 모집 공고문을 보면 59A 타입 기준 5층 이상 분양가는 7억7천만원이다. 그러나 인접한 '의왕내손e편한세상4단지(2012년 준공)' 전용 59.82㎡는 지난 8월 7억2천200만원(10층)에 매매된 바 있다.



의왕뿐 아니라 안양, 수원 등에서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은 지난 24일 11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27명 만이 청약을 접수했다. 지난 26일 2가구 무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수원 '서광교 파크뷰'는 단 한 명도 청약 접수를 하지 않았다. 해당 단지는 올해에만 무순위 청약을 6번 진행했다. 고금리 속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침체된 청약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여지는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조치 계획'을 보면 금융규제 정상화, 청약당첨자 기존주택 처분기한 연장, 중도금 대출보증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거래가 극도로 위축돼 청약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주택 처분기한 연장, 중도금 대출보증 확대 등의 조치는 청약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졌고,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분양가 부담이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인천·경기 등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 속 청약수요자의 대출 여력을 시장에 맞게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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