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었던 출퇴근 길이 무섭게 느껴져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의 사진과 영상 등이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검단오류역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함수빈(26)씨는 "출근길 인파 속에서 저혈압 때문에 호흡이 가빠져 숨쉬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이태원 참사 현장의 사진 등을 보며 그때 기억이 떠올라 출퇴근 길이 무섭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인하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30일부터 심리적 불안을 겪는 학생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자이크되지 않은 현장사진이랑 영상을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고 착잡하다", "실시간으로 사진과 영상들을 봤다. 끔찍한 장면들이 잊히지 않아 숨이 막혀 새벽에 한숨도 못 잤다" 등의 내용이었다.
인천 맘카페 '아띠아모'에서는 자극적인 영상 등으로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며 심호흡, 나비 포옹법 등을 담은 '재난 후 안정화 기법'을 알려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중 밀집 환경 노출때 불안 증가
심호흡·나비 포옹법 글 공유 확산
목격자 등 정신 건강 상담 전화도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가 운영 중인 인천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는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 등 시민들의 상담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담당자는 "참사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영상이나 희생자들의 시신 사진 등을 접한 시민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에서는 전문 상담가를 통해 재난 간접 경험자인 시민들에게 심리적 응급처치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트라우마가 심한 상담 신청자에게는 인천시가 운영하는 트라우마 전문 기관(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안내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으로 상담이 필요한 시민은 보건복지부가 24시간 운영 중인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나 인천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032-810-1341), 전국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1670-9512)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