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 유족들, 인천시청 이태원 참사 분향소 방문

인재도, 비난도… 그때와 너무 닮아
입력 2022-11-03 19:38 수정 2022-11-03 21:22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1-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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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2.11.2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우리 아이들이 겪었던 사고와 비슷하잖아요. 또 그러면 안 되는데….
23년 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를 겪었던 유족이 지난 2일 오후 6시께 인천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숨진 이들을 추모했다.

이재원(70) 인현동 화재 참사 유족회장은 집이 있는 경기 양주에서 2시간 떨어져 있는 인천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인현동 화재 참사로 고등학생 자녀를 잃은 유족과 함께였다.

이재원 회장은 "우리 아이들은 학교 축제가 끝나고 다 함께 뒤풀이하기 위해 모였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도 혈기 왕성한 친구들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찾은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졌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학교 축제 뒤풀이 모였다가… 우리 아이들 겪은 사고와 비슷"
문제 해결에 초점 두고 신속한 사고 원인분석·대책 마련 촉구
"어른들이 충분히 대비했어야"… 희생자 탓하는 사회 일갈도
이들은 합동분향소에 사진과 명패조차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가 숨진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면서 앞서 인현동 참사로 떠나보낸 딸과 아들을 떠올렸다. 1999년 10월30일 화재가 발생한 건물 내 호프집에서 57명의 학생이 숨진 인현동 참사, 2022년 10월29일 150여 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는 인재(人災)라고 했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둬서 신속하게 사고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국가는 이번 사고의 책임을 돌릴 사람을 찾는 데 급급하고, 정치권은 각자 이득을 위해 사고를 이용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멈추면 안 된다"고 했다.

이태원을 간 희생자들을 탓하는 일부 사회적 시선을 두고도 옳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아이들이 축제를 위해 그 장소를 찾았다고 해서 비난받는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며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예측했다면 기성세대가, 어른들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현동 참사가 벌어진 호프집도 이미 행정 기관의 폐쇄 명령이 있었지만, 어른들이 제대로 바로잡지 않아 참극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5일까지를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은 시청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 등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분향소 운영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들의 발인과 외국인 희생자 본국 송환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일 오후 5시 기준, 희생자 156명 중 128명의 발인과 본국 송환이 완료됐다. 인천 희생자는 외국인 포함 총 6명이다. 이 중 러시아 국적 고려인 희생자 송환은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러시아대사관과 시민, 단체의 도움으로 원활하게 마무리됐다.

정부는 유족에게 희생자 장례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돕고 있다. → 관련기사 2·3·4면(함박마을 이웃과 마지막 인사… "세상 떠난 선생님 믿기지 않아")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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