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시운전 중인 학생들
3일 시흥시 한국공대 제2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드론 조종 시운전을 하고 있다. 2022.11.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코로나19 때문에 체험학습 갈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에 반 친구들이랑 같이 직접 실습도 해보고 성과물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특별했어요."

네모난 교실을 벗어난 학생들은 손수 360° VR 영상을 촬영하기도 하고, 드론 기기를 조종하기도 하는 등 신기술을 접목한 현장 체험학습에 한껏 신이나 있었다.

경기도 내 중·고등학생들은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고 전문기관인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 등이 함께하는 '2022 창의융합 체험학습'을 통해 저마다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학생들의 '선택모듈'에 따라 구성
전문 유튜버 함께한 수업 큰 호응


지난달 21일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는 '우리가 만들어갈 DMZ 평화의길'이란 주제의 생태과학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양시의 능곡고등학교 학생들은 VR 고글을 쓰고 과거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을 가상으로 간접 경험하는가 하면, VR 360°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들고 생태 공원 일대를 돌며 숏폼 콘텐츠 형식의 영상물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360˚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시관에서 학생들이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2022.10.21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창의융합 체험학습'만의 특성인 '선택모듈'에 따라, 학생들은 사전에 체험하고자 하는 현장 학습 내용을 스스로 선택해 조합하여 프로그램을 짰다. 이날 능곡고 학생들은 360°카메라를 사용한 롱테이크 기법 연출과 영상 제작 등을 실습했다.

특히 전문 유튜버와 함께한 수업은 가장 열띤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하이퍼랩스(카메라를 이동하여 촬영한 뒤 이를 압축해 빠르게 보여주는 방식) 기법으로 북한과 가깝게 맞닿은 생태 공원의 현장과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능곡고 1학년 천가인(16)양은 "오랜만에 교실 밖에서 수업하니깐 분위기도 좋았고 덩달아 열심히 듣게 됐다"며 "이번에 우리가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까지 해보니깐 영상 관련 쪽으로도 진로를 떠올려보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3일에는 시흥시의 한국공학대학교 제2캠퍼스에서 '꿈을 찾아 나는 드론'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체험학습에 참여한 부천시의 경기경영고등학교 학생들은 3가지 선택모듈 모두를 택해 수업을 기획했다. 드론 조종에 앞서 연습을 해보는 시뮬레이션과 드론으로 하는 축구 게임, 그리고 드론으로 찍는 항공촬영을 체험했다.

전문 드론 조종사와 만나 드론의 활용 분야와 전망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드론 조종 시운전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조이스틱을 들고 노트북 화면에 표시된 네모난 선에 맞추어 드론이 똑바로 주행하도록 연습에 매진했다.

드론을 이용한 게임에 열중인 학생들
3일 시흥시 한국공대 제2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드론을 이용한 게임(드론 축구)을 하고 있다. 2022.11.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연습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드론을 띄우러 야외 공터로 향했다. 직접 조종을 해보며 드론에 매료된 학생들은 수업 내내 드론 자격증 취득 방법에 대해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경기경영고 2학년 손별(17)양은 "드론을 실제로 날려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현재 콘텐츠크리에이터를 전공하고 있는데, 이번 체험학습으로 3D 모델링이랑 드론을 접목할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3D 모델링과 드론 접목 고민…"
웹툰·메디컬 사이언스 등 기회도


한편, '2022 창의융합 체험학습'에는 VR 생태과학과 드론 외에도 도내 중·고등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웹툰으로 만들어가는 나만의 이야기'는 전문 웹툰작가와의 만남과 더불어 학생들이 스스로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며 웹툰을 제작할 수 있는 자리다.

'메디컬 사이언스'는 학생들이 직접 3D 프린터를 활용해 관절로봇을 제작해보며, 미래 재활 과학 분야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