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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김포시장.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콤팩트시티 조성 및 5호선 연장 지자체 합의 등 김포에 찾아온 중대한 변화(11월14일자 1면 보도='김포한강2 신도시' 들어서나… 윤석열 정부 '첫 신규택지' 후보로)의 이면에는 김병수 김포시장의 치열한 협상력과 네트워크, 실용주의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병수 시장은 지난 11일 오세훈 서울시장·김태우 강서구청장과 5호선 방화차량기지 등 관련시설 이전 문제에 협력한다는 취지의 협약을 체결해 5호선 연장사업의 난제를 해소했다. 비슷한 시각 국토교통부는 5호선 김포연장의 경제적 타당성 확보조치로 4만6천호 규모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지만, 약 한 달 전부터 김병수 시장은 국토부와 국방부·관내 군부대·서울시·강서구·경기도 관계자들을 수없이 접촉하고 있었다. 막바지까지 기관별 입장이 엇갈리던 상황에서 국토부 신도시 발표와 5호선 지자체 합의가 동시에 맞물리려면 보안 유지가 중요했다.

이에 김 시장은 대부분의 미팅을 수행 없이 직접 뛰어다녔다. 시청 안팎에서는 시장이 혼자 다닌다는 소문과 함께 '지역 행사장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원성도 새어나왔다.

김병수 시장이 5호선 연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올해 6월 당선 직후부터다. 그는 '지자체 합의' 없이 5호선 연장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바로 옆 인천시가 김포시 노선에서 많이 벗어난 별도의 노선을 밀고 있었기 때문에 김 시장은 노선 결정 주도권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신도시 발표·5호선 연장' 위해 조용히 움직여
지역 행사장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원성도
수행 없이 직접 정부 부처·서울시 등 뛰어다녀
첫 번째 위기는 지난 8월 불거졌다. 정부가 250만호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했는데, 5호선 관련 지자체 간 합의가 되기도 전에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먼저 수립돼 버리면 김병수 시장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부 발표는 방향만 제시한 정도로 일단락됐다.

지자체 합의 시점을 자체적으로 대략 계획해 놓고 일을 진행할 때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부동산이 급속한 하강국면에 접어들자 일각에서 대규모 택지공급 추진에 우려를 제기했다. 김병수 시장은 평소 알고 지낸 정부 관계자들에게 "김포는 다르다. 교통만 안겨주면 택지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득했고 결과적으로 김포 콤팩트시티가 정부계획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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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에 4만6천호 규모의 신도시급 신규 택지가 조성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경기 김포시 마산동,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대 731만㎡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2022.11.11 /연합뉴스
대규모 택지공급 추진 우려에 위기 맞았지만
정부 설득 통해 결과적으로 단독 추진하게 돼
부득이한 날짜 변경, 서울시 일정조율도 난관
"보좌관 20년 등 인맥… 이번에 빛 발한 것"
지자체 합의를 위한 오세훈 시장과의 일정 조율도 난관이었다. 처음 계획된 날짜에서 부득이하게 다섯 차례 일정을 변경해야 했는데, 서울시 측 심기도 편할 리 없었다. 하지만 오 시장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며 '김포 일정에 다 맞춰주라'고 지시해둔 덕분에 역사적인 콤팩트시티·5호선 합의 동시발표가 성사될 수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병수 시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이던 지난해 4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김포한강선(5호선 김포연장)이 누락되자 다수의 국토부 관계자를 쫓아다니며 페이퍼를 제출했다.

당시 그는 "추가검토 사업으로 넣어주든 별표가 됐든 각주가 됐든 어느 한구석에는 반드시 김포한강선을 넣어 달라"고 국토부에 호소했다. 어디든 포함돼 있으면 추후 변경을 시도할 수 있지만 아예 빠져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6월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철도망구축계획에 5호선 김포연장을 추가검토 사업으로 반영해 불씨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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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김병수 김포시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에게 5호선 김포연장사업 경제적 타당성 확보를 위한 택지개발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5호선 현안을 논의하는 김병수 김포시장 예비후보. /김포시·김병수 예비후보 제공

김병수 시장은 원희룡 장관·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숱하게 면담했다.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는 김 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가교가 됐다.

국회 한 관계자는 "김병수 시장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쌓은 인맥과 대학교·대학원 동문이 요소요소에 퍼져 있는데 이번에 빛을 발한 것 같다"며 "이 같은 사람인프라를 통해 일 진행시간을 상당히 단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시민들께
그런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병수 시장은 지난 11일 오세훈 시장·김태우 구청장과 협약을 마치고 김포로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국토부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발표를 접하고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수 시장은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7년 서울시가 방화차량기지 부지활용계획 용역을 발주한 걸 알았을 때부터 홍철호 의원과 함께 이를 5호선 김포연장과 연계시키기 위해 노력한 기억들이 스쳐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김포에 '수고하셨다'는 현수막이 내걸린 걸 봤다. 시민들의 간절함을 시민 중 한 사람인 내가 대신 일을 해서 해결한 데 대해 인정해주신 것 같아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께 그런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