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계의 무게감… 물리학으로 '철학적 성찰'

입력 2022-11-24 19:12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1-25 11면
■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김범준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37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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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는 '세상물정의 물리학', '관계의 과학' 등의 저서로 이름을 알린 물리학자 김범준(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신작이다. 책에는 물리학자 김범준이 바라본 나와 세계의 연결고리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처음', '흐름', '사과', '공명', '역설', '마찰', '틈새' 등을 키워드로 일상에서 읽어낸 과학, 과학에서 떠올린 일상을 풀어낸 42편의 글이 5부에 걸쳐 실려있다.

저자는 "이 책이 과학책인지 과학책이 아닌지 헷갈리는 부분도 있다"면서 "과학을 이야기하지만, 과학만 이야기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모든 것을 둘로 딱 나눠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의 '빈칸'을 보며 '아직 모름'을 인정하는 태도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없다는 '무(無)' 혹은 '진공(vacuum)'이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의 시작이 됨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빈칸의 후예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현대 물리학에서의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청소 노동자, 새벽의 거리를 청소하는 분들, 이동이 불편해 집 밖에 나올 수 없고 출퇴근길에 자주 마주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예로 들며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우리 사회에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일수록 오히려 더 자세히 보아야 하지 않을까"

멋진 그림이나 예술 작품을 알면 알수록 그 아름다움을 더욱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과학과 물리학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세상 속 아름다움의 진면목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고요.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고자 하는 모두의 노력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속, 하나같이 사소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래서 더욱 소중한 우리 모두를 생각합니다. 티끌같이 사소해도 태산같이 무겁습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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