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역주행·가벽 붕괴… '실제 상황 방불' 긴장감

경기도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
입력 2022-12-08 15:49 수정 2022-12-08 21:39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2-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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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은 8일 오전 롯데몰 수원점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2022.12.8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8일 오전 9시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 1층. 성인 2명이 옆으로 나란히 서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좁은 에스컬레이터에 30여 명의 시민이 엉켜 넘어진다. 갑작스러운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다수 시민이 에스컬레이터에 끼이고 넘어지며 '압사 사고'로 이어진다.

폭 2m도 채 되지 않는 좁은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그 안에 갇힌 시민들의 "살려 달라"는 비명이 쏟아진다. 비명을 들은 직원과 시민들은 사고 현장으로 달려들어 압사 현장에서 맨 아래 깔린 시민의 팔과 다리를 잡고 끌어낸다.



직원들은 에스컬레이터 주변으로 사람이 더 모이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사고 현장에서 구출된 이들은 곧바로 바닥이 평평한 곳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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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사회재난 합동훈련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압사사고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2.12.8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상황 통제·경중상자 구분· CPR 등
지자체·경찰·소방 유기적 협력 강화
김동연 "도민 안전 긴급 콜센터 운영"

사고 발생 6분 만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걸을 수 있는 시민들에게 "좌측으로 이동하세요"라고 목청껏 외치며 반대편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도록 돕고 에스컬레이터에 끼인 시민을 한 명씩 구조한다. 부상자들에게는 빨간색 또는 노란색 밴드를 손목에 두르며 중상자인지, 경상자인지를 구분한다.

그 사이 압사 사고 현장을 뛰어 나가던 일부 시민이 무너진 가벽에 깔리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버스와 승용차 간 추돌사고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20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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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은 8일 오전 롯데몰 수원점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2022.12.8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이태원 참사(10·29 참사) 재발방지 차원에서 진행된 '경기도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의 모습이다.

이태원 참사 열흘 만인 지난달 10일 도가 발표한 '도민 안전대책'에 포함된 것 중 하나로, 대규모 사회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와 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첫 번째 기관 합동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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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은 8일 오전 롯데몰 수원점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2022.12.8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이날 훈련은 지난 10월 29일 다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유사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가정했다.

가벽이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는 공압지지대와 에어백을 실제로 사용해 요구조자인 더미(훈련용 인형)를 구출하고 현장에 있는 구조대원이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상황실에 있는 의료진과 소통하며 진단, 처방, 구조 활동 등의 정보를 얻기도 했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을 활용해 압사 사고 현장을 공유하는 등의 과정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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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은 8일 오전 롯데몰 수원점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2022.12.8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이날 전체적인 훈련을 지휘한 김 지사는 "오늘은 수원역 대형 쇼핑몰에서의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이지만, 출퇴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직접 참여한 훈련 상황에서 부상자들을 보니 10·29 참사 현장이 떠올랐다. 지금 훈련보다 더 큰 규모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과 같은 훈련을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하며 강화할 것이다. 이 밖에도 도민 안전을 위한 긴급 콜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며 내일(9일) 도민을 주축으로 '도민 안전혁신단'도 구성된다"며 앞서 발표한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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