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고산지구의 고등학교 부족 문제(7월28일자 10면 보도=입주 한창인 의정부 고산지구… 초교 부족에 고교는 아예 없다) 해결을 위해 기존 구도심 지역의 학교를 이전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14일 시 등에 따르면 최근 '송산권역 학교이전 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이날까지 2차례 회의를 열었다.

흥선권역 학생 부족, 송산권역 학교 부족 등 '불균형'
구도심 학교 이전 해결책 제시에 반대 목소리도 높아


원대식 전 의정부고 교장을 위원장으로 둔 추진위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교육계·행정계·사회단체 관계자 10명이 모여 구성됐다. 추진위는 앞으로 분과별로 역할을 나눠 구도심 학교 이전을 위한 대시민 홍보활동과 공청회, 서명운동 등을 벌일 예정이다. 또 내년 3월께에는 교육청이 이전 대상 학교 선정 절차에 나서도록 건의하는 한편, 각 학교를 대상으로 이전의 필요성과 긍정적인 효과를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흥선권역에선 학생이 부족해 정원을 못 채우고, 송산권역에선 많은 학생이 가까운 학교가 없어 1시간30분 걸려 통학하는 극단적 불균형은 한 지역 내에서 일어나선 안 될 안타까운 일"면서 "학생 수 감소 등에 따른 교육부의 지침으로 학교 신설이 사실상 힘든 상황에서 구도심에 있는 학교를 이전하는 것은 송산권역 학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거의 유일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도심 학교를 신도시 지역으로 신설 대체 이전하는 방안은 김동근 의정부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지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계속 논의돼왔다. 김 시장은 당선 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학교 이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으며, 임 교육감도 적극 검토를 약속한 바 있다. 이형섭 국민의힘 의정부시을 당협위원장 등 지역 정치권에선 지역 명문고로 알려진 의정부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지목해 이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사회 일각에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의정부고 재학생 학부모와 동문 사이에선 반대 기류도 포착된다.

의정부고 졸업생인 권재형 전 경기도의원은 "유서 깊은 학교를 이전하는 것보다 현재 조건부로 승인된 고산지구 중고 통합고를 단설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본다. 우정지구 등이 개발되면 흥선권역에 다시 학교가 부족해질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 "학교 이전에 대한 시민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정부시에는 16개 고등학교가 있으며, 이 중 8개교가 구도심인 흥선권역에 위치해있다. 반면 민락·고산지구 개발로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송산권역에는 4개교만이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다른 권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하는 실정이다. 이에 송산권역 신도시 입주 예정자 등은 학교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