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A씨는 동네에 붕어빵 점포가 문을 열자 반가운 마음에 현금을 들고 갔지만 이내 발길을 돌렸다. 2개에 1천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져서였다. 크기도 어릴 때 먹던 것보다 작았다. 인근 붕어빵 점포는 얼마 전까진 5개에 2천원으로 판매했지만, 최근 들어 3개에 2천원으로 개수를 줄였다.
올해 2개 1천원·3개 2천원 판매
밀가루·팥 등 주재료 가격 상승
편의점 호빵·계란빵도 줄인상
붕어빵 장수들도 할 말은 있다. 수원시청역 인근에서 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는 B(32)씨는 벌써 10년 정도 붕어빵을 판매해왔는데, 올해 붕어빵에 들어가는 밀가루나 팥 같은 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B씨도 지난 겨울엔 5개 2천원에 붕어빵을 팔았지만 올 겨울엔 어쩔 수 없이 3개 2천원으로 가격을 매겼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길거리에 붕어빵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편의점들이 호빵 판매를 시작했지만, 겨울철 대표 간식들도 '인플레'를 피하지 못했다.

붕어빵의 경우, 직접 일부 점포를 다녀보고 길거리 음식 정보앱인 '가슴속 3천원'을 통해 가격 정보를 알아본 결과, 수원지역은 대체로 2개에 1천원 혹은 3개에 2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수원시청역 인근 B씨의 점포 뿐 아니라 화서시장의 한 점포 역시 지난해엔 3개에 1천원에 판매했지만, 올해는 2개에 1천원으로 개수를 줄였다. 붕어빵 1개에 500~700원 꼴인 것이다. 과거엔 1천원이면 온 가족이 하나씩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이는 밀가루와 팥 가격 등이 올라서다. (사)한국물가정보가 붕어빵에 들어가는 주재료 5가지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5년 전보다 평균 49.2%, 지난해보다는 18.4%가 올랐다. 붉은 팥 800g 평균 가격은 6천원으로 5년 전(3천원)보다 100%, 지난해(5천원)보다는 20% 상승했다. 밀가루(중력분)는 1㎏ 가격이 2017년엔 1천280원이었지만 올해는 1천880원으로 46.9% 올랐다.

편의점 호빵 가격도 점점 올라 일부 제품은 개당 2천원에 달한다. 그나마 계란빵은 달걀 가격이 오르면서 판매하는 곳을 더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한국물가정보 분석이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계란 가격이 오르는 추세인데,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특란(30개) 소비자 가격 평균은 지난 13일 기준 6천715원이다. 지난해(6천226원) 대비 489원 올랐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