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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수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지방정부의 예산 심의중, 해외연수를 미리 예약하고 출국만 기다리는 기초의회 의원들이 있다. 본예산 심의는 한해 지방정부 살림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의회의 책무인데 각종 변수를 제쳐 두고 해외 연수 일정부터 잡아, 출국 일정을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20일 각 시·군의회에 따르면 이달 말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해외연수를 계획한 의회는 오산시, 안성시 등 2곳이다. 광주시, 여주시, 연천군 등 3곳 의회는 이미 예산 처리 후 연수를 떠났다.
21일 본예산 처리가 예정된 오산시의회는 다음날인 22일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이탈리아로 연수가 예정돼 있다. 예산안을 처리하자마자, 유럽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집행부가 재정난 등을 호소하고 있는 데다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을 구성한 의회여서 예산 심의가 예정된 시일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로는 무난한 처리가 예상된다.
안성시의회도 예산 통과 후 21일부터 베트남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안성시와 자매우호교류도시인 베트남 뚜엔광성에서 초청장을 보낸데 대한 방문 계획인데, 다만 이태원 참사로 인한 애도 등의 이유로 의원 절반만 참석키로 했다.
지난 15일 예산안을 통과시킨 광주시의회는 17일 도시계획 선진사례 연구를 목적으로 11명 의원중 8명 의원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연수를 떠났다. 16일 예산을 처리한 연천군의회는 19일 두바이로 3박 5일 연수를, 같은 날 예산을 통과시킨 여주시의회도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가가와현으로 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해외연수는 국외 정책과 정세 등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일정인 것은 맞다. 그러나 예산을 다루는 연말 일정에 이를 소화하는 것은 시민들 보기에 부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건 기자·지방종합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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