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민간부문 감정노동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인천시 의뢰로 '감정노동 종사자 실태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은 "민간부문 종사자의 감정노동 강도가 공공부문에 비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권익침해로부터의 보호조치 역시 민간부문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준에 있다. 민간부문에서 감정노동 보호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감정노동 종사자 근무환경과 이들의 권익보호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대상에는 보육교사, 상담 전문가, 사회복지 업무 종사자 등 공공부문을 비롯해 콜센터 안내원, 판매업 종사자, 항공기 객실 승무원, 간호업무 종사자 등 민간부문도 포함됐다. 전체 응답자는 7개 직종 1천46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민간부문 감정노동 종사자가 공공부문 종사자보다 '감정 손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감정 손상 여부를 5점 척도로 질문해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는데, 민간부문은 60점, 공공부문은 55.2점으로 집계됐다. 50점을 넘었다는 것은 '감정 손상이 심하다'와 '감정 손상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감정손상, 민간 60점·공공 55.2점
보호센터 설치 네트워크 구축 '조언'
조직 보호 체계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반대로 민간부문 종사자 63.3점, 공공부문 종사자 73.6점의 결과가 나왔다. 민간부문 감정노동 종사자들이 공공부문보다 감정 손상이 심한데, 상대적으로 보호 체계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감정노동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대한 질문에서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종사자의 대답은 상이했다. 공공부문 종사자는 '정기적인 감정노동 실태조사와 공론화'가 13.2%로 가장 많았고, 민간부문 종사자는 '법정 휴게시간 외 별도 휴식시간·휴가 제공'이 15.1%로 우세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공공부문은 인식 개선과 권익 침해·보호에 대한 여론 수렴을 우선 수행해야 한다"며 "민간부문에서는 종사자가 권익 침해로부터 발생한 감정 소진과 신체·정신적 피해를 회복하도록 휴식시간·휴가를 제공하게끔 사업체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종사자 휴게시설 지원사업도 검토
공공부문 선행 민간 모범사례돼야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감정노동종사자권리보호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국에서 최초로 개소한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권리보호센터는 감정노동 연구, 감정노동 교육, 감정노동 심리 치유, 감정노동 인식 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감정노동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등 감정노동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진은 "감정노동종사자권리보호센터를 설치해 노사정·전문가와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감정노동 종사자 휴게시설 지원사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는 공공부문이 선행적으로 실시해 민간의 모범 사례가 돼야 한다"며 "인천시가 민간 사업체를 대상으로 '감정노동 우수 사업장'을 선정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