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곡동 영단주택, 조병창 노동자 집단합숙소 확인… 내년 철거 처지

새롭게 발견된 '아픈 역사 속 한 페이지'
입력 2022-12-21 19:23 수정 2022-12-21 19:29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2-22 6면
인천 부평구 산곡동 일대에 있는 영단주택이 노동자 집단 합숙소로 사용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은 '산곡동 영단주택'이 인천 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노동자 240여 명의 집단 합숙소로 쓰인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영단주택은 1941년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이 조선의 병참 기지화를 위해 군수업 노동자들에게 주로 공급한 주택이다.



조선주택영단은 경성, 청진, 인천, 평양, 부산 등에 1천가구 이상의 영단주택을 건립했으며, 인천의 경우 부평구 산곡동 87번지에 집중됐다.

부평역사박물관은 내년께 산곡동 영단주택 전면 철거가 예고돼 사라질 처지에 놓이자 철거 전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부평역사박물관이 영단주택 도면과 관련 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현재 남아있는 영단주택 중 40개 호실이 육군조병창 개별 노동자 240명의 합숙소로 활용됐다. 그동안은 집단 합숙소가 화재 등으로 소실됐다는 지역 주민들의 구술로 인해 영단주택에는 노동자들이 가족과 함께 임차해 살았다고만 전해져 왔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1·2권'을 발간했다. 이번 학술총서는 인천시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부평역사박물관 누리집(portal.icbp.go.kr/bphm)에서도 전자 파일 형태로 열람할 수 있다.

손민환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내년 상반기에 이번 조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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