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
해당 기사를 보면 인천이 보유한 여러 '최초 기록' 가운데 철도·서구식 공원·기상대뿐 아니라 지방문화원이 있다. 인천 강화군 강화문화원은 미군정시기인 194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지방문화원으로, 이곳에서 발간한 '강화(江華·1948)'는 한국 최초의 문화원 잡지이다. 향토지 '강화'는 강화군의 역점사업을 소개하기도 하고 행정소식, 구호물자 목록, 보건진료소 상담안내 등 각종 정보를 담은 군민들의 지침서였다. 당시 강화문화원의 역할을 잡지 하나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방문화원은 급격한 산업화와 문화콘텐츠의 융합발전, 인터넷 보급 등 여러 외부적 요인을 겪으면서 위상과 기능이 점점 축소돼왔다. 이는 김포문화원도 다르지 않았다. 수년 전 김포문화원은 본연의 임무라 할 향토사 연구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포문화재단과의 업무영역 중복과 이에 따른 방향성 상실, 사업 표류 등 그간 가려져 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며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포한옥마을 청사에서 나가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김포문화원은 최근 '디지털생활사아카이빙 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는 김포의 생활사 및 사회·경제·문화적 사건을 지역 주민으로부터 청취함으로써 사각지대에 있던 근대사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김포 풍무동과 사우동부터 시작됐는데, 두 지역의 근대사를 체험한 주민 22명으로부터 1천350쪽의 구술자료를 이끌어냈다. 이를 위해 문화원 측은 취재인력 8명을 사전에 양성했다. 기록된 자료는 디지털로 영구히 전해진다. 부침을 거듭하던 김포문화원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듯하여 반갑다.
/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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