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막히고 감기약 사재기 극심… 중국발 코로나 리스크, 한국을 덮치다

입력 2023-01-08 19:05 수정 2023-01-08 19:55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1-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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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입국자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 고강도 방역 대책이 시작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3.1.2 /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 리스크가 한국을 뒤덮고 있다. 택배 배송·감기약 구매 등 일상에 미치는 영향부터 각 나라가 서로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까지 커지는 실정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방역차원에서 강제해온 입국자 격리를 8일부터 폐지하면서 최대 명절 춘제(오는 21~27일) 기간 예상되는 연인원 20억명의 이동으로 여파가 더욱 불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20년 10월께 중국 곳곳의 제품을 수입해 한국에 유통하는 사업에 나선 A(31) 씨는 요즘 고객들에게 '사과 문자'를 돌리느라 여념이 없다.

2년 넘도록 이어진 중국의 '제로 코로나(일부 지역 봉쇄 등)' 정책 때문에 택배 물품 유통에 차질을 빚다가 올해부터 규제가 풀려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오히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지역 봉쇄 해제 이후 급증한 코로나19 확산세에 근로자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춘 곳이 수두룩하다"며 "한국 소비자에게 보내야 할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어 매일 고객들에 배송지연 문자를 보내는데, 일부는 배송이 시작된 이후에야 환불 요청이 들어오면 오롯이 배송비 등 피해로 이어진다"고 호소했다.

중국의 가족들에게 보내려는 한국 거주 중국인들의 감기약 사재기 현상도 아직 완전히 사그라지지 못하고 있다. 수원역 인근 한 약사 B(60대) 씨는 "사재기는 아니더라도 감기약을 5개 넘게 다량으로 사는 중국 사람들이 아직 적지 않다"며 "수급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해열제 일부는 주문을 많이 할 수 없어 10개 이상 구매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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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주변국에서 감기약을 사재기하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약국 매대에 비치된 감기약이 반 정도 비어있다. 대한약사회는 전날 전국 16개 시·도 지부에 감기약 등 호흡기 질환 치료제 적정량 판매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2022.12.28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확진자 급격한 증가로 유통 차질

中정부 어제부터 입국자 격리 폐지
춘제기간 연인원 20억명 이동 긴장


이에 양 국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서가 새해에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13년째 중국 선전에서 소형가전 사업을 운영하는 C(51) 씨는 "처음 사드(THAAD) 사태가 벌어졌을 땐 거리에서 한국말만 해도 중국인이 다가와 욕할 정도로 반한 감정이 컸다"며 "지금은 중국 SNS 곳곳에 한국을 비하하거나 한국이 중국 탓만 한다는 등 영상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거주 중국인들도 반중 정서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넘은 D(30대) 씨는 아직도 반중 정서에 적응하기 어렵다.

그는 "일부 중국인의 잘못을 가지고 모든 중국인을 혐오하는 걸 보면 반박하고 싶을 때도 있고, 감기약도 박스째 사가는 게 아닌데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측면"이라며 "봉쇄 이후로 나타나는 현상들 때문에 중국인 혐오 정서가 더 커질까 불안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중국 최대 명절 춘제를 기점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방역 정책 탓에 지역을 오가기 어렵던 중국 현지인들이 3년 만에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난 최대 명절 춘제를 맞이하며 약 20억 명의 연인원의 이동이 예상돼서다. 그만큼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나 한국 등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씨는 "오랜 봉쇄 정책에 젊은 세대 반발마저 극심해져 중국이 규제를 푼 것 같다"며 "하지만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세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춘제 때 더 격화하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준석·유혜연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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