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할머니 입맛+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는 어느새 주류가 됐다. 디저트 시장의 확장세 속 새로운 간식을 찾는 MZ세대의 입맛을 '힙(Hip)'한 전통 간식들이 사로잡았다.
전통 간식의 부상은 '떡케팅(떡+티케팅)' '떡픈런(떡+오픈런)' '약케팅(약과+티케팅)'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좌석 티케팅을 하듯 발빠르게 선점하거나 문을 열기 전에 줄을 서지 않으면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의미다. 그 중심엔 경기도 핫플레이스가 놓여 있다.
'할머니 입맛+밀레니얼' 신조어
의정부 한과·익산농협 찹쌀떡
SNS 인증샷 인기… '떡픈런'도
약케팅은 의정부 장인한과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약과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던 곳인데, 유명 유튜버의 소개로 전국적 인기를 누리게 됐다. 동그란 약과뿐 아니라 잘게 부서져 더 바삭한 '파지약과'를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맛있다는 후기가 줄을 잇자 이른바 '약케팅'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약과는 모두 품절 상태다. 장인한과는 성원에 힘입어 포천은 물론 제주에도 별도의 카페를 열기도 했다.
개성주악 같은 다소 낯선 간식도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MZ세대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개성주악은 말 그대로 개성지역에서 즐겨먹었던 주악이다. 주악은 찹쌀가루를 송편처럼 빚어 기름에 지진 떡인데, 지금의 찹쌀도너츠 같은 식감을 가진다.
개성주악을 판매하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파주의 카페 연리희재다. 기본 개성주악도 인기이지만 생크림이나 과일, 초콜릿 등을 얹어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개성주악 역시 SNS 인증샷의 단골이다. 급기야 갤러리아 백화점의 대표 점포인 압구정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떡케팅' 열풍의 중심엔 단연 익산농협 생크림찹쌀떡이 있다. 해당 떡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도, 서울 등에서 전북 익산까지 원정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1분여 만에 완판되고, 오프라인 판매 역시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야 해서 그야말로 '티케팅' '오픈런'이 필요한 제품이다.
생크림찹쌀떡 흥행에 힘입어 익산농협의 전국적 인지도도 함께 높아졌다. 김병옥 익산농협 조합장이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출연해 라이브커머스로 생크림찹쌀떡을 판매할 정도였다.
이같은 열풍에 수도권 MZ세대들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경기도 유명 떡집들에도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인절미 안에 팥 앙금이 든 파주 영의정인절미 등이 대표적이다. 파주지역 유명 떡집 3곳이 영의정인절미의 원조임을 앞세우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화성 홍블랑푸드도 밤을 가득 넣어 만드는 설기로 '떡케팅' 흐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