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1주일 앞둔 16일 오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지만, 그래도 이날 방문한 수원시 반딧불이 연무시장엔 한파에도 꾸준히 소비자들이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설 차례상 준비를 위해 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형마트도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물가가 워낙 치솟아 조금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연무시장에서 만난 김모(67)씨는 "대형마트보다 다양한 품목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장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5만8천원 차이… 19개 품목 값싸
가격 우위 고사리·대추·동태포 順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1월13일자 2면 보도=[1주일 앞으로 다가온 설… 걱정되는 고물가 행진] "조상님, 차례상 조금 뺄게요")은 다수의 조사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다. 이날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통시장 37곳과 대형마트 37곳을 대상으로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전통시장은 평균 27만656원으로, 대형마트(32만9천473원)보다 17.9% 저렴했다. 채소류가 53.6%, 수산물이 28.3%, 육류가 19.1% 등 27개 전체 조사품목 중 19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이 가격 우위를 보이는 품목은 고사리(66.7%), 깐도라지(65.6%), 대추(47.7%), 동태포(45.5%) 순이었다.
상인들 "손님과 소통으로 차별화"
경기중기청, 이용 촉진 캠페인
상인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덤을 하나라도 주는 등 전통시장 특유의 '온정'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 연무시장 상인은 "마트보다 시장이 좋은 점은 넉넉한 인심이 있다는 것이다. 손님들과 최대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시장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이런 점으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 상인들의 노력에도 아직 일선 전통시장엔 예전만큼 활기가 돌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이용을 촉진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김한식 경기중기청장은 이날 수원 구매탄시장을 찾아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보고, 구매한 물품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김 청장은 "전통시장의 활력 회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 시책을 강구하고, 올해는 전통시장의 스마트화 촉진을 위해 온라인·디지털 마케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