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국내 금융권이 하남시에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인 가운데 공사 중인 풍산동 소재 미사지구 자족시설 내 IBK 하남 데이터센터와 하남 IDC 데이터센터. 2023.2.7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국내 금융권이 하남지역에 앞다퉈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되레 데이터센터가 '잠재적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하남시 등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시설을 한데 모아 24시간 365일 통합 관리·운영하는 시설로, 각종 데이터가 모이는 서버가 수백 대에서 수만 대까지 동시에 운영된다.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기 먹는 하마'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초고압선, 전자파 등 유해성을 우려해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안양과 용인지역에서는 수전 용량(공급받는 전기 총용량)이 100㎿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초고압선(154㎸)이 매설되면 유해 전자파 위험성이 있다는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제기된 상태다. 김포, 시흥 등의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앞다퉈 건립 '깜깜이' 지적
서버 수만대 운영 '전기 먹는 하마'

이런 가운데 하남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하남에는 2019년 완공된 연면적 5만7천959㎡,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의 KDB산업은행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또 IBK기업은행 하남 데이터센터(연면적 5만243㎡, 지하 2층~지상 8층)를 비롯해 우리은행과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동 건축주로 참여한 하남 IDC 데이터센터(연면적 4만1천901㎡, 지하 2층~지상 10층)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전력은 수도권 동남부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동서울전력소(감일동 소재)에서 끌어올 것으로 예상되며 초고압선은 하남지역에 매설된 상태다. 이와 관련 하남지역 데이터센터 건립이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본격 운영되면 전자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지역선 전자파 우려로 집단 반발
시민단체 "사실관계 확인후 대응"

박여동 미사강변시민연합 대표는 "타 지역에서 문제되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하남에도 건립되고 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며 "유해성과 위험성에 대해 주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향후 대응 방안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남시의회 박진희 부의장도 "시민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시민들 모르게 건립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의회가 시민들과 데이터센터 건립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자파 발생 우려 등의 주민 민원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시는 앞서 건축 허가 통합 심의 과정에서 에너지 생산량이 많고 유지관리비가 우수한 지열시스템 등을 포함한 경제적 신재생에너지 설치계획을 비교하도록 조건부 의결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