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서울시가 10·29 참사(이태원 참사) 분향소 설치 문제를 두고 SNS 상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지사의 간곡한 요청에 서울시 부시장이 김동연 지사를 지칭해 '이 양반'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응해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10·29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 강제 철거 논란에 대해 "추모와 치유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며 서울시를 향해 추모공간 마련에 힘써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요청에 오신환 서울시 부시장은 느닷없이 "참 어이없고 뻔뻔하다"면서 김동연 지사를 비난했다. 오 부시장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원역 광장에 분향소를 만들고 경기도청 안에 추모관을 만들어 주면 될 텐데, 왜 안 하는가. 지금껏 어디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느닷없이 이 양반은 왜 이러실까"라며 녹사평역에 직접 와보고 말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도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은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정곡을 찔러 응수하며 참전했다.
김동연 "추모공간 마련" 요청에
오신환 부시장 "왜이러실까" 비난
염태영 부지사 "되풀이 안돼" 응수
염 부지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10·29 이태원 참사,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나서기를'이라는 글을 통해 "'10·29 참사 추모공간을 차갑고 어두운 지하에 가두지 말아달라'는 김동연 지사의 발언은 서울시가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기에 나온 말"이라며 "유가족들의 한은 깊은 곳에 밀어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진실 규명과 충분한 위로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연 지사는 10·29 참사 49재 다음 날 이태원에 있는 시민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고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두고는 다시 이태원의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공직자의 무한책임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기 위함이었다"고 맞받아쳤다.
또 염 부지사는 "오신환 부시장은 김동연 지사의 고언을 '참 어이없고 뻔뻔'하다며 비난했다. 유가족의 아픔에 진정성 있게 함께 하자는 제안이 얼마나 찔렸으면 그저 막말과 비아냥으로 남 공격이나 해대는 서울시가 참으로 안쓰럽다"며 "게다가 김동연 지사를 '이 양반'이라고 지칭하며 최소한의 품위도 던져버렸다. 서울시 고위공직자의 품격을 의아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