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7호선. /서울교통공사 제공 |
인천시가 추진하는 서울지하철 인천 연결 사업들이 서울시에서 몽니를 부리면서 지체되거나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까치울역~상동역) 구간은 서울시가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며 부천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 7호선 부천구간은 인천(삼산체육관역~석남역) 구간을 잇는 중간노선이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서울시, 부천시, 인천시가 모여 7호선 부천 구간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 기관이 내달 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7호선 인천·부천구간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
재정 부담으로 인해 서울 경계를 벗어난 서울지하철 연장 구간은 직접 운영하지 않겠다는 서울시 정책 방향이 반영된 사례다.
재정 부담으로 경계밖 구간 '외면'
4자협의체 '적극 협력' 약속했지만
차량기지 증설비 市에 분담 요구
그러나 서울 7호선 인천 연장선 운영은 서울시 입장만으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현안이다. 서울 7호선 인천 연장선은 2016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를 앞두고 이른바 4자 협의체(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가 수도권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매립장 연장 사용 등을 합의하면서 선제적으로 이행하기로 한 '합의사항'에 포함됐다.
4자 협의체 합의문에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및 조기 착공'이 명시돼 있다. 정부는 7호선 청라 연장선 조기 착공을 위한 조치를, 서울시는 기존 7호선 시설물 사용권과 인천 연장 구간 운영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서울 7호선 청라연장사업은 4자 협의체 합의문이 쓰인 지 7년이나 지난 2022년 착공했다. 이마저도 서울시는 서울 7호선 차량기지 증설 사업비 408억원을 분담하라고 인천시에 요구했고, 결국 인천시는 빠른 착공을 위해 예산 408억원을 썼다. 4자 협의체 합의가 어긋난 상황이었다.
인천시 숙원인 공항철도~서울 9호선 직결사업 또한 서울시가 사업비 부담 의무가 없는 인천시에 시설비(40억~120억원)와 운영비(연간 66억원) 분담을 요구하면서 추진이 멈춘 상태다. 인천시는 공항철도~서울 9호선 직결 노선 운영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항鐵~9호선 직결도 멈춘 상태
5호선 검단·김포연장, 市 빠지기도
서울시는 2021년 2월 서울 경계 밖 서울지하철 연장의 경우, 직결 사업이 아닌 평면 환승으로 추진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지하철 연장사업의 평면 환승과 연장 노선 운영비 원인자 부담 원칙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김포시 주도로 추진이 본격화했다. 서울시가 5호선 연장 조건으로 내건 방화차량기지와 인근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 추진을 김포시가 업무협약을 통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 추진 협의 당사자인 인천시가 배제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지하철 연장 문제를 개별사업 단위로만 접근하면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서울시와 큰 틀에서 논의하며 해결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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