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피싱 '시크릿톡' 집중추적

피싱 채팅, 직접 해보니… 순식간에 '코인 100만개' 쌓여

입력 2023-02-15 19:58 수정 2023-02-27 15:57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2-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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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시XX톡'에서 모은 코인을 환급하려하자 뜬 문구. 추가 입금을 유도하며 현금을 가져가나 실제 환급은 이뤄지지 않는다. 2023.2.15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디지털 성범죄' 문제로 비화한 피싱 채팅사이트 '시XX톡'(2월15일자 7면 보도=송금 요구하고 신체사진 협박… 피싱 채팅사이트 활개) 피해 신고가 전국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도 '시XX톡' 사이트는 정상 운영되고 있기에 피해 여파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15일 직접 '시XX톡' 관계자에게 접촉해 초대 코드를 받고 회원가입을 했다. 사이트에 접속하니 이른 시간임에도 채팅방 200개가량이 있었다. 이중 '코인 100개'라는 아이콘이 붙은 대화방에 들어갔다. 채팅 남성과 대화 한마디를 할 때마다 100코인이 적립된다는 의미다.

채팅 남성과 간단하게 몇 마디를 나누자 1천코인이 생겼다. 이 남성은 대뜸 '선물 코인'이라며 1만105코인 꾸러미 3개를 보낸 뒤, 신체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했다. 요구에 응하지 않자 남성은 '먹튀'로 계정을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렇게 대화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순식간에 4만코인이 모였다.

 

이런 과정을 수차례 되풀이하니 1시간도 안 돼 100만코인이 쌓였다. 현금 100만원에 해당하는 이 금액을 환전하려는 순간, 앞서 초대 코드를 보냈던 업체 관계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날아왔다.

대화 한마디당 100코인 적립 구조
1시간 안돼 현금 100만원어치 적립


이 관계자는 "일반회원은 코인을 이렇게 많이 모으면 안 된다"며 "환전은 '다이아 등급'부터 가능하고, 80만원을 입금하면 바로 승급해주겠다. 이 돈은 나중에 모두 환급해 줄 것"이라고 안내했다.



환전이 바로 이뤄지는지 되물었으나 관계자는 "환전은 5분 안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하지만 돈을 보내도 승급만 될 뿐, 이때부터 고객센터의 추가 입금 요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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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C씨가 '시xx톡' 관계자에게 받은 협박 메시지. /C씨 제공

고객센터와 초대 코드를 보낸 관계자는 그간 피해자들에게 "대화할 때 신체 사진을 보냈으니 다시 등급을 올린 뒤 돈을 받아야 한다"거나 "모니터링에 걸려 이를 해제하는 데 돈이 든다"는 등 핑계를 댄다. 또 "추가 금액은 추후 한꺼번에 돌려받을 수 있다"며 상대를 현혹한다.

전북 전주에 사는 20대 여성 C씨도 이런 수법에 걸려 300만원을 '시XX톡'에 보냈으나, 환급을 받기는커녕 되레 사진 유포 협박을 받고 있다. 뒤늦게 사기임을 인지한 C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초대 코드를 보냈던 업체 관계자는 지난 13일 "신상 털리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라. 사진 가족들이나 친구한테 보낼까?"라는 협박 메시지를 보내왔다.

환전은 허상… 핑계 대며 입금 요구
"사진 가족·친구에 보내겠다" 협박


이는 앞서 현금을 갈취당하거나 사진 유포 협박을 받았던 A씨, B씨와도 비슷한 패턴이다. C씨는 "대화하던 남성한테 보낸 사진을 가지고 협박을 하는 상황이라 '시XX톡' 가입 추천코드를 보내준 사람과 고객센터 측이랑 동일한 사람인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시XX톡' 관련 경찰신고는 인천, 대구,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 접수되고 있다.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건이라 이제 막 경찰에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기 혐의 외에 음란물 유포 협박 등으로 수사에 착수한 대구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접수된 지 얼마 안 된 사건으로 다른 청과의 공조수사 여부는 추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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