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피싱 '시크릿톡' 집중추적
구매대행서도 신종 피싱사이트 같은 방식 범죄 정황
D씨가 그간 모은 포인트 환급을 요구했으나 '디××' 고객센터는 환급을 미루고 있다. /D씨 제공 |
포인트 환급을 거부하는 방식의 신종 피싱 채팅사이트 '시××톡'(2월16일자 7면 보도=피싱 채팅, 직접 해보니… 순식간에 '코인 100만개' 쌓여)과 같은 방식의 범죄가 구매대행 사이트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쪽에 동일한 계좌가 쓰인 것으로 확인되며 범죄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20대 남성 D씨(용인)는 지난 7일 '재택 아르바이트'라는 공고문을 보고 지원한 한 업체에서 60만원을 사기당했다. 업체 관계자는 D씨에게 온라인쇼핑몰 '디××'에서 포인트를 충전하라고 지시했다. 충전한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하면 물건값과 수수료를 한꺼번에 포인트로 환급해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종의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 D씨는 업체가 안내하는 계좌에 60만원을 입금하고 60만 포인트를 받았다. 비대면 지시에 따라 D씨는 '디××' 사이트에서 '○○물류'라는 배송지로 향하는 10만원 미만의 물건들을 구입했고 얼마되지 않아 5천원 상당 웃돈을 얹은 포인트가 D씨 계정으로 들어왔다.
알바 지원자에 포인트 충전 지시
환급 요구에 업체측은 '묵묵부답'
안내 받은 계좌 의심 통장과 동일
문제는 포인트 환급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중에 돈이 얼마 없는 D씨가 추가 포인트 결제를 망설이자 업체 관계자는 "비상금대출을 받으라"면서 "미션으로 운영되는데, 당신이 (구매 대행을) 못하면 내가 회사에서 잘린다"며 압박해왔다.
그러자 D씨는 충전한 포인트 환급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그때부터 묵묵부답이었다. 이 과정에서 D씨가 '디××'에서 안내받은 입금 계좌가 '시××톡' 고객센터에서 A씨, B씨, C씨(2월15일자 7면 보도=송금 요구하고 신체사진 협박… 피싱 채팅사이트 활개)에게 입금을 요구한 계좌번호와 같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D씨가 60만원을 입금한 '정○○'이라는 이름의 계좌에 A씨, B씨, C씨도 각각 1천5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보냈다. 대포 통장이라 의심되는 계좌를 똑같이 사용한 '시××톡'과 '디××'의 운영자가 동일인이거나 관계자임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현재 '시××톡'과 '디××'은 더 이상 '정○○' 명의의 계좌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계좌를 회원들에게 안내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피해 가고 있다. 이날 '시××톡' 고객센터는 '이○○'이란 계좌를 알려줬고, '디××'에 올라온 충전신청 입금 계좌는 '전○○'이란 이름으로 변경돼 있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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