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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16 /연합뉴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회는 진영이 갈려 대립의 언어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양심껏 표결'할 것을 촉구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구속영장 청구의 원인을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며 친명계 정성호 의원이 구속된 이 대표 측근을 면담한 것을 염두에 두고 "관련자에 대한 입막음과 증거인멸 시도만 보더라도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양심껏 표결할 것' 촉구
"원인, 이재명 대표가 스스로가 자초"
구속영장 청구가 정당하다는 토대 위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라 양심껏 표결하자"며 "21대 국회가 헌정사에 양심을 저버린 죄인으로 기록되지 말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내에 조용히 숨죽여 있는 동료의원들의 상식 그리고 양심을 기대한다"고 했고, 역시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 측은 "민주당은 국민이 생각하는 법과 상식에 기초해 국회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SNS에 "도대체 이 대표는 언제까지 자신의 정치적 연명을 위해 거대야당을 인질로 삼을 것인가"라며 "만약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단 한 줌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불체포특권부터 포기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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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검찰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23.2.16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반면 민주당은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구속영장의 '부당성'을 강조한 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김대중 죽이기'에 비유, 정적을 제거하려는 '사화(士禍)', '반민주적 법치 파괴'라고 규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새로운 증거·뚜렷한 증거는 제시한 바 없고, 오로지 '뻥카'만 난무한다"며 "이재명이 언제, 어디서 돈 한 푼 받았다는 내용이 없다. 먼지도 없고, 먼지 제조조차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죄가 있어 사형선고를 받았느냐"며 "박정희·전두환의 김대중 죽이기도 실패했듯이, 이재명 죽이기 작전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긴급최고위원회의 열고 '부당성' 강조
"증거 제시한 바 없고, 오로지 뻥카만 난무"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공화국인 선진 대한민국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될 현대판 사화(士禍)"라며 "야당 대표를 궐위 상태로 만들어 국정을 자기들 마음대로 쥐락펴락하겠다는 정략적 속셈이고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놓고 야권과 민주당 내부의 갈등과 논란을 증폭시켜 윤석열 정권이 학수고대하는 야권 분열프레임으로 집권당의 총선 승리를 도우려는 얄팍한 정치 술수"라고 직격했다.

최고위 회의에 참석,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선 이 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다.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며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국가 권력을 정적 제거에 악용하는 검사 독재 정권은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17일 오전 긴급지역위원장 회의를 열고, 곧이어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청구된 구속영장은 여야가 사전 합의해 놓은 24일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체포동의안 표결은 이후 본회의 일정을 따로 잡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