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카페리가 잦은 고장으로 당분간 여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만 싣는 '반쪽 운항'을 하게 됐다.
26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지난 22일부터 여객 없이 화물만 싣고 운항하고 있다.
이 카페리는 앞서 지난 4일 엔진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돼 운항을 취소했고, 21일까지 운항하지 못하고 정밀 점검을 받았다. 검사 결과 엔진 속도를 제어하는 부품인 '엔진 조속기'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부품은 수리됐으나 추가 점검이 필요해 당분간 화물 운송만 진행된다.
인천~제주 운항 비욘드트러스트
'엔진조속기' 결함… 추가 점검
2021년 12월 취항한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최근까지 수 차례 고장이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엔진 이상이 발견돼 3개월 가량 운항이 중단됐다. 당시에도 정밀 안전 점검 등이 진행됐지만, 이후에도 문제는 잇따랐다. 10월에는 선박 검사 후 시운전을 하던 중 윤활유 펌프 고장이 확인돼 예정돼 있던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엔진 이상이 발견돼 5시간30분가량 출항이 지연돼 승객이 선박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번 여객 운송 중단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인천해수청 설명이다.
문제가 된 엔진부품에 대한 수리 등은 마쳤지만, 화물만 실은 채 선박을 운항하면서 전문가 점검을 진행하고, 운항관련 데이터 등을 확인하면서 여객 운송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중에는 여객 운송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제주 항로는 세월호 참사로 끊겼던 뱃길로 7년여 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선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는 2만7천t급 선박을 새로 건조해 항로를 운영했지만, 잇따른 운항 취소와 고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차례 결함 중단·취소 반복
해수청, 내달중 여객 가능 전망
850여 명이 탈 수 있는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지난달 결항 이전에도 대부분의 항차에서 승객 탑승률이 50%를 밑돌았다. 제주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고, 항공권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도 여객 수요가 적은 것은 잇따른 고장·결함으로 여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화물 부문에서도 첫 취항 때에는 연간 100만t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해수부 소속 전문가들과 조선조 직원, 선사 등이 함께 엔진을 중심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박 안전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 들었을 때 여객 운송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