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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오전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도·시군 합동 타운홀미팅 민생현장 맞손토크'에서 특강 후 이재준 수원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3.2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일제의 국권 침탈을 정당화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기미독립선언서'를 한 번이라도 읽어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생 및 정치에 이어,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읽었다. 독립선언서 전문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는지 묻고 싶다"며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다는 것인가. 일제의 국권 침탈을 정당화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과거사 침묵 역대 최초… 순국선열 부끄러워" SNS에 글
수원시 공무원 맞손토크서 자신의 정치철학 드러내기도


앞서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서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만들어가자"며 "세계사 흐름을 읽지 못하면 과거 불행이 반복된다"고 했다. 또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파트너'로 변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에 김 지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는 진솔한 사과와 책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104년 전 독립만세를 외친 순국선열께 부끄러운 일"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수원시청 공무원 350여명 등을 대상으로 열린 '제5회 도·시군 합동 타운홀미팅 민생현장 맞손토크'에서도 자신의 정치 철학을 간접적으로 밝히며 기존 정치권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 지사는 현재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냐는 수원시 공직자 질문에 대해 "옛날부터 한 가지 질문이 한결같이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까'다. 국무조정실장 사표를 내고 난 후 많은 제의가 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더는 공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재작년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정치에 입문하면서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내걸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달걀에 바위치기'다.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 생각으로 한다. 혼탁하고 네거티브가 횡행하고 비전 제시도 못 하는 대선판에서 어젠다를 제시하고 바꾸고 싶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중앙직 공무원과 지방직 공무원의 차이와 지방직 공무원을 경험한 소회를 묻자 김 지사는 "중앙부처는 거대 담론, 국가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다뤘다. (반면에) 지방자치는 도민과 직접 접하면서 도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다룬다는 게 다른 것 같다"며 "도청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경우도 실력, 역량, 헌신 등에 있어 중앙직 공무원 이상인 것 같아 감탄했다"고 답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