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획 관련
싱가포르는 '입지규제 최소구역(화이트존)' 제도를 활용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 마천루 지역이 화이트존 구역. 2023.3.14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싱가포르는 '효율'을 중요시한다. 인천(1천66.5㎢)보다 좁은 국토(733.1㎢)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현재는 물론, 미래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다.

싱가포르내 3개 지역에 있는 항만시설을 한곳으로 통합해 초대형 항만을 조성하는 일도,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지정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는 일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만 가오슝은 기능을 잃은 항만 주변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항만에서 싣고 내린 물품들을 보관하던 창고 단지가 슬럼화하자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을 접목한 것이다. 최근엔 회전 교차교인 '다강교'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항만 주변 재생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인천시는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인천 내항 일대를 역사와 산업, 해양관광 공간으로 재개발하는 원도심 활성화 정책이다. 뉴홍콩시티는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다국적 기업과 국제기구 등을 유치하는 내용으로 추진된다.

경인일보는 싱가포르와 대만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모색해 본다. → 편집자 주

기존 3개 지역 투아스 통합 재배치
6500만TEU 세계 최대 자동화 목표


싱가포르는 시티터미널 지역 등 3개 지역에 있는 항만시설을 서부 투아스 지역으로 옮겨 초대형 항만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선박 대형화, 기술 첨단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일부를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싱가포르 투아스 항만은 '세계 최대 자동화 항만'을 목표로 한다는 현지 관계자 설명을 실감케 했다.

겐트리 크레인 20여대가 부두를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고, 컨테이너 하역 작업도 쉴새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컨테이너를 장치장 등으로 옮기는 전기 운반차는 무인으로 운행됐다. 이 차량은 충전이 필요할 경우 인근 충전소로 이동해 스스로 충전한 뒤 다시 작업에 투입된다. 투아스 항만은 2040년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연간 6천500만TEU 규모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세계적 수준의 자동화 항만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중시한다. 투아스 항만으로 통합될 항만 이전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전이 예정된 브래니(Brani) 항만의 경우 관광 기능을 중심으로, 케펠(Keppel) 항만은 주거 기능을 중심으로 각각 활용할 예정이라고 현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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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입지규제 최소구역(화이트존)' 제도를 활용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3.3.14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싱가포르는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입지규제 최소구역(화이트존) 등 제도를 적극 운용하고 있다. 화이트존은 주거·상업·업무지구 조성 등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개발이 가능하도록 각종 규제를 최소화한 특별구역이다.

싱가포르 URA(도시개발청) 관계자는 "도시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여, 국민이 잘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도시재생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나머지 항만 이전 부지도 이 같은 대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향에서 활용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부지 관광·주거 중심 활용 예정
융복합 개발 가능 투자유치 활성화
"내항도 획기적 인센티브 마련돼야"


항만을 옮기고, 이전 부지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싱가포르의 모습은 인천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인천항의 경우 내항 기능을 송도 신항 등으로 이전 재배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재배치 추진의 배경은 역시 환경 변화다. 항만 인근에 주거지가 들어서면서 항만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에 따른 불편이 커진 것이다. 내항 1·8부두의 경우 시민 개방이 결정되고 재개발 계획이 수립된 상태지만, 2~7부두는 활용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시는 내항은 물론 침체된 내항 주변 지역의 전반적인 활성화를 모색하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등에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뉴홍콩시티'도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선 투자유치가 필수다. 투자유치 방안으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이 꼽히지만, 싱가포르의 '화이트존' 같은 획기적인 인센티브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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