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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 /한국와이퍼분회 제공
 

기업 청산 절차에 돌입한 한국와이퍼가 15일 생산 설비 반출을 시도하면서 이를 저지하던 조합원들이 경찰에 연행되거나 다쳤다.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한국와이퍼 측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안산공장의 생산 설비를 공장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용역업체 직원 20~30명을 투입했다.

 

업무방해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
민주당 "경찰, 사설 경비업체 전락"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은 용역 직원들이 공장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섰고, 현장에 배치됐던 경찰은 이 같은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조합원 A씨 등 4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일부가 팔, 다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1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생산 설비 일부를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은 "경찰들이 회사 안으로 들어와서 우리를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다친 조합원 중 일부는 병원에 입원했고, 다친 상태로 남아 있는 조합원도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기업의 위법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대한민국 노동자들에게 폭력적 행위를 자행했다"면서 정부를 규탄했다.

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통상 행정대집행이나 노사분규 현장에서 질서유지의 업무만 담당하기 때문에 적극적 개입이 어렵다고 스스로 말해온 것이 경찰"이라며 "그러나 오늘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급습하듯 동원해 일본 덴소그룹의 한국와이퍼 청산 절차를 도와주는 사설 경비업체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