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부평초등학교 교사(사진 왼쪽)와 학교 내 위치한 인천시 유형문화재 '부평도호부관아'(사진 오른쪽)의 모습. 인천 부평초등학교는 환경개선과 디지털 환경 기반의 학습시스템을 갖추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부평 '도호부관아'로 인해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가 있다. 2023.3.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오랜 역사를 지닌 인천지역 학교들의 노후화한 건물 등을 증·개축하는 사업이 교내에 있는 문화재 보존 문제와 맞물려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부평초등학교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추진 중인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17일 인천시 문화재심의위원회 재심의를 받는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40년 이상 된 학교 건물을 증·개축하고, 교실 환경을 디지털화하는 정부 사업이다.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현재 2개로 분리된 인천부평초 학교 건물을 하나로 합치고, 급식실과 다목적 강당을 신축하는 공사를 올 여름방학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인천시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이 계획이 부결됐다. 인천부평초 내에는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부평도호부관아'가 있다. 인천부평초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학교시설을 보수할 때 반드시 인천시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부평초 '도호부관아 훼손 우려' 조정
인천여상, 신궁 터 발견 '중단 상태'
지난달 착공 예정·조사 이후로 연기
인천시 문화재심의위원회는 새로 짓는 교사(校舍) 위치를 재검토하라고 인천서부교육지원청에 요구했다. 신축할 인천부평초 학교 건물과 부평도호부관아 거리가 지금(32m)보다 절반 가까이 짧은 18.6m로 계획돼 있어 공사과정에서 부평도호부관아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이격거리를 기존 32m로 조정해 재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진행 중인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옛 건물터와 일부 구조물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인천여상 학교 건물 자리에는 과거 '인천대신궁'과 '인천신사'가 있었다. 1890년 건립된 인천대신궁은 개항 이후 인천에 자리 잡은 일본인들이 조상신을 모시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이후 조선총독부는 인천대신궁을 허물고 그 자리에 1916년 인천신사를 지었다.
발견된 구조물 등이 인천대신궁이나 인천신사 흔적일 수 있어 인천 중구청은 더 세밀한 조사를 해달라고 인천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말 시작하려던 학교 건물 개축 공사를 조사 이후로 미뤘다.
인천시교육청 미래학교공간혁신추진단 관계자는 "공사과정에서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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