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매화, 벚꽃.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 반가운 꽃들이다.
올해는 유독 봄꽃 개화가 빨라 어디로 어떤 꽃 구경을 가야할 지 벌써부터 시민들의 걱정이 크다. 특히 벚꽃은 다른 꽃보다 피어있는 시기가 짧아 올해도 한 번 뿐일 벚꽃 구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많다.
그래서 수원시가 꽃구경을 서둘러야 하는 시민들을 위해 발표한 수원 소재 '봄철 명소 10곳'을 소개한다.
1 북수원 대표명소 '만석공원' 5년만에 축제
수원시가 '사계절 명소 리스트'에 매번 이름을 올리는 곳이 있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정취를 자랑하는 만석공원이다. 백미는 봄이다.
만석거(저수지) 둘레를 따라 자리 잡은 왕벚나무들이 꽃을 피우면 사방이 화사해지고, 만개한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관이 펼쳐진다. 탁 트인 공간 덕분에 벚꽃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카메라로 담지 못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한다.
지난해 공원 일부 구간이 정비돼 새로운 공원 풍경을 찾아 즐기는 재미도 있다.
특히 오는 4월 7~8일에는 장안구가 주최하는 '2023 만석거 벚꽃축제'가 열려 음악회, 버스킹,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돼 5년만에 생동감 넘치는 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2 광교마루길 팔뻗은 왕벚나무 가지들
둘째는 광교마루길이다. 광교산 초입에 자리 잡은 광교저수지 둘레를 따라 조성된 광교마루길은 말 그대로 '꽃길'이다. 1.5㎞가량 이어진 데크길 위로 왕벚나무 가지들이 팔을 뻗고 있어 마치 꽃으로 만든 양산을 쓰고 있는 듯하다.
광교마루길에서는 한 편에 저수지, 한 편에 꽃나무를 두고 걷는 동안 시야가 닿는 어디든 벚꽃이 가득한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저수지를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는데, 데크길 반대편에서는 벚꽃으로 뒤덮여 하얗게 띠를 이룬 길을 원경으로 감상할 수 있다.
3 도로마다 화사한 꽃길 펼쳐진 '금곡로'
서수원 권역 호매실지구는 이맘때면 '벚꽃신도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벚나무가 많다고 수원시는 전한다. 개발되기 전에도 가로수가 벚나무였고, 개발 당시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벚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해 인도와 중앙분리대 등 곳곳이 벚나무 천지다.
덕분에 봄이면 호매실지구는 하얀 꽃으로 장식된 길이 계속 이어진다.
특히 칠보산 방면 대규모 공동주택단지 외곽 쪽에는 오래된 왕벚나무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인근 주민들이 사랑하는 벚꽃길로 유명하다. 크기와 화려함을 압도하는 이 벚꽃길은 드라이브와 산책 모두 만족스러운 코스다.
4 개나리·진달래… '봄꽃 천지' 팔달산
수원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 명소로 손꼽히는 팔달산은 올해도 화사한 꽃놀이로 기대를 모은다. 경기도청은 이전했지만, 옛청사 인근 팔달산 회주도로와 나무들은 그대로 남아 옛 모습 그대로 만개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달산 둘레를 따라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가득한 봄꽃 천지다.
화성행궁과도 가까워 멋진 분위기의 맛집을 탐방하기도 좋고, 오는 4월 7~9일 벚꽃축제가 예정돼 있으니 오랜만에 봄밤 꽃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겠다.
5 꽃비 맞으며 봄 만끽하는 서호천
더함파크부터 여기산 공원을 지나 화산교와 동남보건대학교까지 이어지는 서호천 일대도 벚꽃으로 봄을 만끽할 명소다. 약 3㎞가량 서호천을 따라 왕벚나무가 줄지어 있어 산책을 해도 좋고, 도로에서 내려다 보기에도 좋다.
시작점으로 추천하는 옛 농촌진흥청 내부 도로는 왕벚나무 규모가 커서 특히 아름답다. 또 키가 큰 왕벚나무와 그보다 작은 자두나무가 교차하고 있어 분홍빛 꽃과 하얀 꽃이 조화를 이룬다.
6 출퇴근 체증 스트레스 날리는 권선로
수원역에서 호매실IC를 연결하는 권선로 서쪽 방면 양쪽은 벚나무가 즐비하다. 서수원 권역에서 수원 도심 쪽을 지나는 길목으로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차량이 몰리는 곳이지만, 봄에는 도로변 벚꽃이 짜증을 완화시켜 준다.
특별한 봄꽃놀이를 계획하지 않아도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만개한 벚꽃을 보면 봄의 한가운데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꽃이 개화를 시작해 만개하고 낙화하기까지 매일 변화하는 봄의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다.
7 생태하천의 화려한 변신, 황구지천
황구지천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수원의 벚꽃 명소다. 수원델타플렉스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평소에는 주변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적한 제방이지만, 봄이면 화려하게 변신한다.
오목천교 부근부터 고색뉴지엄을 지나 솔대공원까지 약 2㎞가량 꽤 긴 구간을 오래된 벚나무들이 벚꽃 터널로 만들어 준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되살려 관리되고 있는 황구지천의 벚꽃길 정취는 전원의 모습을 담아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8 일상 특별하게 물들이는 '매탄로'
영통구청 근처에 위치한 매탄로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벚꽃길이다.
영통구청 주변 매탄4지구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 등 밝고 화려한 꽃과는 거리가 먼 푸른 가로수가 주를 이루는데, 매탄로만큼은 왕벚나무가 심겨 봄에 유독 화려하다.
20여 년 넘은 왕벚나무들이 수령만큼 단단해져서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니 멀리 나갈 필요 없이 매일 벚꽃을 보고, 걷고, 즐길 수 있다.
9 '봄꽃 활짝' 수원월드컵경기장 뒷길
'빅버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 뒷길도 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벚꽃길이다. 경기장 앞쪽에서는 언덕만 보이지만 뒤쪽으로 돌아가면 보조경기장 사잇길 양쪽으로 모두 왕벚나무가 잘 자라있다.
주변에 큰 건물이 없어서 벚꽃이 더욱 화사하게 보이고, 적당한 구간(편도 약 700m)에 관리도 잘 된 편이어서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이 길은 벚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봄꽃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명소다.
10 광교호수공원, 새로 조성된 철쭉동산
수원의 광교호수공원에는 '신상 명소'가 준비됐다. 신대호수쪽에 새로 조성된 철쭉동산이다.
수원시가 지난 2021년부터 산철쭉, 자산홍 등 철쭉류 7만4천여 주를 집중 식재해 완성해 늦봄이면 언덕을 진분홍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부채꼴 모양의 철쭉동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즐기려면 호수 반대편에서 조망하는 것이 좋겠다.
철쭉을 즐기며 위쪽으로 올라가 하늘전망대는 꼭 들러야 한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사진/수원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