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인 한성임시정부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인천에서 활발하다. 인천시 차원에서 한성임시정부를 기념하는 행사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는 최근 '인천과 13도 국민대표자회의, 한성정부 자료집'을 발간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4월 한성임시정부 역사 고증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자 개최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추진한 연구작업의 결과물이다.

인천문화유산센터는 이번 자료집에 한성정부와 독립운동가 만오 홍진(1877~1946) 선생에 관한 전문가 논고, 임시정부 선포문을 비롯한 각종 자료와 판결문·공판시말서 등을 모아 담았다. 


인천문화재단, 관련 자료집 발간
1919년 만국공원 13도 회의 시초
상해 등 3개 임시정부 통합 중심


한성임시정부는 1919년 4월2일 인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열린 전국 13도 국민대표자회의가 출발점이다. 홍진 선생이 주도한 13도 대표자회의에서 임시정부 조직과 헌법(약법), 국민대회취지서 등을 통과시켰다. 13도 대표자회의는 만국공원 회합 이후 4월23일 서울 종로에서 국민대회를 열어 정부 수립을 선포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9월11일 한성정부, 상해임시정부(4월11일 수립), 노령임시정부(3월17일 수립) 등 3개 임정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임정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에서 수립된 한성정부가 통합의 중심이었다. 특히 홍진 선생은 상해와 노령 임정 간 내부 갈등에서 좌우 합작을 중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통합에 이바지했다. 홍진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회 격인 의정원 의장을 3번 역임했다.

인천에서 홍진 선생과 13도 대표자회의를 재조명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천 중구와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2019년 자유공원에 '한성정부 13도 대표자회의 집결지' 표지석을 세웠고, 인천시립박물관에서 관련 전시가 있었다. 한성정부 재조명 작업은 인천에서 가장 활발하기도 하다.

한성정부를 기념하는 활동은 민간 차원에서 더 적극적이다. 지난 2일 자유공원에서 만오홍진선생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13도 대표자회의를 재연하는 기념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만오홍진선생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는 이번 기념대회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한성정부의 밑그림이 만국공원에서 논의돼 결정됐음에도 당시를 기념하는 작은 표지석이 최근에야 초라하게 세워졌을 뿐"이라며 "홍진 선생을 기리는 기념식을 인천시가 앞장서서 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적극 기념 민간 "市 차원 추진을"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광복회 인천시지부 주관으로 열린 '제104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지금은 인천 자유공원이라 불리는 만국공원에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엄지손가락에 흰 헝겊을 감고 만난 전국 13도 대표자회의가 바로 임시정부 수립의 토대"라며 한성정부의 의미를 되새겼다. → 관련기사 3면(홍진 선생 '임시정부 구상'… 일본 감시 피해 인천 '만국공원' 택한 듯)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