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신도시 조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빠르게 상권이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같은 특성이 기존 구도심 상권 침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 미추홀구 '주안 2030거리', '부평테마의거리'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인천 주요 핵심 상권으로 대표된다. 인천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거나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상가 밀집구역 실태를 점검할 때 이들 상권을 중심으로 조사한 배경도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백화점 대신 주상복합 준공 '하세월'
주안, 인천대 송도 이전으로 직격탄
교통 편의 등 연계 효과 '부평' 부상
하지만 구월로데오거리와 주안 2030거리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을 끌어모을 앵커시설 및 특화 전략 부재, 신도시 개발에 따른 상권 분산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구월로데오거리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상권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소비·유통이 이뤄지던 롯데백화점이 약 600m 떨어진 곳으로 이전한 뒤 인근에서 영업하는 음식점, 카페 등은 매출이 급감했다. 앵커시설의 부재를 체감하고 있다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백화점이 떠난 건물을 또 다른 쇼핑몰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표류하다가 끝내 백지화됐다. 최근 이곳에 주상복합을 건립하기 위한 행정 절차가 추진되고 있지만, 준공 시점인 2029년까지 시일이 많은 상황이다.
주안 2030거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침체가 이뤄지고 있던 상황에서 소비 수요를 촉진할 요인이 부족하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대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주요 고객인 대학생이 줄어든 상황에서, 미추홀구 도화지구를 중심으로 상권이 분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도화지구에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쇼핑몰 엘리웨이를 포함해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이들 상권과 달리 부평테마의거리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교통 편의성, 상권 집적화로 인한 연계 효과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부평테마의거리는 수도권을 잇는 경인전철 부평역이 있어서 서울, 부천 지역 접근성이 좋다. 또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상권이 밀집해 있다. 부평은 1천개 이상의 점포가 있는 지하도상가부터 문화의거리, 부평깡·진흥종합·부평종합시장 등 전통시장까지 총 9개 상권이 있다.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지원해야"
전문가들은 도시계획 단계에서 일부 지역의 상권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기존 상권이 가파르게 침체하면서 소상공인 피해가 가중되는 '파열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인하대 변병설(부동산학과 교수) 정책대학원장은 "인천은 송도, 청라 일대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하고 신도시 조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기존보다 상권 분산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상권이 나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기존 상권이 새로운 특색을 갖춘 곳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