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부족한 인천 해안사구, 체계적 조사·연구 필요"

심포지엄 열려, 지자체 관리 부족 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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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해안사구 보전을 위한 사구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 해안사구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광희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14일 인천시가 주최한 '인천 해안사구 보전을 위한 사구 심포지엄'에서 "인천 해안사구의 현황파악과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활동이 강화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해안사구는 해안가 일대에서 바람에 의해 모래가 자연적으로 쌓여 형성된 지형으로, '작은 사막'의 모습을 띠는 게 특징이다. 자연 방파제 역할을 비롯해 구렁이나 물수리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도 높다. 최 교수는 "인천의 해안사구는 타 지역 해안사구에 비해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라며 "섬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지역 설화의 배경이 되는 등 섬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인천 해안사구에 대한 문제점으로 '적은 정보'를 꼽았다. 그는 "인천 해안사구에 대해 조사가 많이 이뤄졌다곤 하지만 대청·덕적도 외에는 관련 연구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런 정보 부족은 개발 행위가 있을 때 결국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그는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를 예로 들며 "해안사구에 대한 (지자체의) 잘못된 관리도 문제"라고 했다. 대청도 해안사구는 한때 우리나라 해안사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현재는 면적이 줄고 경관이 훼손된 상태다. 20여년 전 해안가에서 날아오는 모래로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인천시는 '방풍림(소나무 숲)'을 조성했다. 당시 해안사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심은 나무 탓에 모래가 쌓이지 못하고 있다.

옹진군은 모래 유실 방지 대책으로 외부에서 모래를 퍼 나르는 모래보강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돌과 식물 씨앗 등이 유입돼 고운 모래 지형이 특성인 해안사구의 경관이 훼손됐다. 최 교수는 "해안림(방풍림)의 경우 사구 훼손의 원인이 되는데도 (지자체)는 해안림 조성을 선호하고, 사구 구성물질과 맞지 않는 모래를 투입해 훼손을 초래하기도 한다. 모니터링·관리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생태적·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해안사구를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안사구 보전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 해안사구 보전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해안사구를 관리·지원할 수 있도록 사구 보전센터를 하나 건립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소멸 위기에 놓인 대청도 해안사구 보전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우영 인천시 해양환경과장은 "저희 시는 지난해 옥죽동 해안사구 모니터링 용역을 실시해 실태 파악을 했고, 올해는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보전방안 수립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구 복원 시설물 설치, 식생 관리 등 지속적인 현지조사와 여러 복합적인 변수를 고려한 모델링(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옥죽동 해안사구 보전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안사구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인천시 주도로 '사구의 날(4.9)'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될 수 있도록 중앙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선 강지현 국립생태원 박사가 '우리나라 해안사구 현황과 관리 역사'를, 김대현 서울대 교수가 '사구 형성 매커니즘과 관리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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