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출범
1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열린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출범 및 전세사기 피해자 합동추모제'에서 대책위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올해 들어 인천지역 빌라(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 등) 임대차 계약 시 전세를 선택한 비율이 전년 대비 10%p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른 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경인일보가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인천지역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천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거래량(5천513건)보다 45% 줄어든 것인데, 전세 계약 비율이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빌라 전세 거래량은 3천892건으로 전·월세 전체 거래량의 70.6%를 차지했지만, 올 1분기는 1천793건으로 59.2%에 그쳤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분기 29.4%(1천621건)에서 올 1분기 40.8%(1천238건)로 비율이 높아졌다. 


1분기 40.8%… 1년전보다 11%p ↑
미추홀구 전세 57.2% 평균 밑돌아


군·구별로 들여다보면 전세사기 피해가 큰 지역에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졌다.

인천시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를 일으킨 '건축왕'이나 '빌라왕' 등이 소유한 인천지역 주택은 3천8가구로 파악됐는데, 이 가운데 2천523가구가 몰려 있는 미추홀구 전세 거래량과 비율이 1년 새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미추홀구 전세 거래량은 791건으로 지역 내 전·월세 거래량(1천73건)의 73.7%를 차지했다. 이는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러나 올 1분기 미추홀구 전·월세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57.2%(287건)로 전년 동기 대비 16.5%p나 급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천 전체 평균치(59.2%)를 밑도는 수준이다. 월세는 26.3%에서 42.7%로 뛰어올랐다.

계양구, 남동구, 부평구 등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다른 지역의 전세 비율도 비슷한 상황이다. 계양구는 지난해 1분기 68.1%에서 올해 54.9%, 남동구는 같은 기간 72.1%에서 61.8%, 부평구는 69.8%에서 59.3%로 모두 10%p 이상 낮아졌다.

다른 사기피해 지역도 크게 낮아져
준전세·준월세 위험 줄이기 안간힘


이처럼 전세 거래가 위축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를 월세 내지는 준전세·준월세 등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준전세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임대차 계약 형태를 뜻한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 황한솔 리서치연구원은 "매매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부담도 커진 만큼, 계약 형태를 바꿔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준전세나 준월세 등 집주인과 세입자가 모두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